환경오염 문제의 신뢰성(사설)
수정 1990-12-21 00:00
입력 1990-12-21 00:00
그러나 이러한 국민의식 기반에서 정부의 역할은 너무나 미약하며 취약하다.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가장 중요한 정부의 문제는 환경오염도수치들을 중심으로 한 정부 신뢰도가 너무 낮다는 사실이다. 23.6%만이 그것도 대체로 신뢰한다고 답하고 있다. 76%가 환경에 관한 한 정부를 믿지 않는다는 현실은 지난 안면도사태 때도 확인할 수 있었던 반응이다. 이것은 처리의 한 과정이며 현재 단계로서는 안전하다는 설명을 아무리 해도 누구를 설득할 수 없었던 것이 바로 핵폐기물 사건이다.
그러나 환경문제의 대처에 있어 가장 큰 힘의 축은 오염기준치들에 대한 신뢰도이다. 이 신뢰도에 의해 주민들은 어느 지역에서 계속 살 수도 있고 또 떠날 수도 있다. 주민으로서 나서서 오염을 줄이는 노력까지도 신뢰의 틀에서만 협력이 가능하다. 그러므로 이 축으로서의 힘이 없다는 것처럼 오늘 우리 환경오염 상황에 심각한 것은 없다.
지구환경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그 비관의 이유가 오염실상에 있는 것은 아니다. 오염을 극복함에 있어 현실을 현실대로 인식하고 그 대안을 찾는 과정에 정부와 산업,그리고 국민간에 사실에 대한 신뢰와 공감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것이 무엇보다 어려운 일이라고 보는 것이다.
환경오염 문제란 오늘날 세계의 모든 노련한 정치지도자들의 주된 일감이 되었다고 말한다. 89년부터는 미·영·불 등의 대통령과 수상들이 직접 지구환경 문제에 관한 국제회의를 주관하기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각 나라별로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음에도 환경오염 규제에 관한 국제협약들의 조인은 놀랍게도 잘 이루어지고 있다. 이 변화에 비추어보아서도 우리 정부 역시 이 세계조류에 합류할 수밖엔 없는 것이고,이 합류를 위해서 또한 필요한 것은 국민에게 신뢰를 받고 있는 정부의 환경정책과 기준들이다.
이 조사에 나타난 바 우리 국민은 지금 공해방지시설이 완벽하다면 거주지역에 공해유발시설을 받아들일 수도 있다고 48.2%가 생각하고 있고 환경보전세 신설마저도 11.4%가 찬성을 하는 이해도를 갖고 있다. 가능한 한 덮어두고 지내려는 인상으로부터 벗어나 오염과 정면으로 대처하는 정부의 합리성이 이제는 추구해야 할 때이다.
1990-12-2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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