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낙후 탈피·「서울집중」 분산의 전기(「새 전개」 지자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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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0-12-16 00:00
입력 1990-12-16 00:00
◎경제·문화분야 다원·분권화 가속될 듯/「30년휴지기」뒤 자치의식의 시험대로/선거과열땐 경제손실·지역감정 고착화 우려

지방자치시대의 개화가 눈앞에 다가왔다. 민주주의 완성으로 표현되는 지방자치를 실현하기 위한 관련법안 정비작업이 15일 국회에서 마무리됨으로써 이제 정치권은 물론 모든 국민들은 본격적인 지자제시대의 개막을 맞게됐다.

지난 61년 5·16이후 30년동안의 휴지기를 가진 뒤 재탄생되는 지방자치는 중앙정치를 지방으로 분산시킨다는 정치적인 의미외에도 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새로운 제도변화 등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가히 「지각변동」이라 할 수 있다.

91년 상반기 지방의회구성 의회선거 후 1년이내에 자치단체장 선거순으로 자리를 잡게될 지방자치는 중앙집권구조에서 파생되는 수도권 경제집중,중앙행정 만능주의 및 정치권의 중앙집중 등 역기능을 시정,다원화시대·지방화시대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정치·문화·교육·행정 등 전반의 분야가 서울에 과다집중된 왜곡현상을 해소,지역간 균형개발 및 발전 등을 모색하는데 지방자치가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아울러 주민자치 능력의 고양 등으로 진정한 의미의 민주주의를 국민 스스로가 실천하는 교육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동안 비약적인 경제발전 등으로 국민들의 삶의 질은 크게 개선됐으나 시민의식이나 정치의식이 이같은 발전수준에 이르지 못한 것은 주민자치제도의 도입의 지연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지적도 지자제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는 대목이다. 중앙정치의 지방분산은 국민들의 과다한 정치욕구중 상당부문을 지방정치를 통해 풀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중앙정치 과열에 따른 정치불안 역시 크게 감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정치인이 지방의회 등의 정치수업을 거쳐 중앙정치로 진출하는 관행에 자리잡게 될 경우 중앙정치의 수준을 한단계 높이는 제도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지자제 관련법안 처리를 위한 여야 협상과정에서 우여곡절의 산고를 겪은데서 알 수 있듯 여야 모두 이번 지자제선거를 주민자치라는 본래의 무게에다 당의지지기반 확대 등의 의미까지 싣고 있어 중앙정치의 부작용을 지방까지 확산시킬 가능성도 적지 않다.

여야는 내년도 선거에 대비,지방의회준비위원회 등을 구성해 후보선정 및 선거전략 마련작업 등을 서두르고 있으나 벌써부터 공천방법 등을 둘러싼 잡음이 흘러나와 이같은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대부분의 국민들조차 회의적으로 전망했던 지자제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이면에 김영삼 민자당 대표최고위원과 김대중 평민당 총재가 나름대로 대권고지 정복을 위한 교두보 확보라는 이해 일치가 있었던 점도 지방자치선거의 「변질」 가능성을 예고하는 부분이다.

여야가 내년 의회선거와 관련,광역의회와 지방의회 선거를 동시에 실시키로 이미 합의해 놓고 있어 양김 대리전으로 과열될 경우 광역의회 선거는 물론 정당개입을 배제키로 한 지방의회 선거도 정당간의 대결 양상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크다 하겠다.

이와 함께 과열·혼탁선거에 익숙해져 있는 국민들이 지자제선거를 과연 공명선거로 유도할 수 있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인지도향후 지자제 성패의 큰 변수라 할 수 있다.

그동안 경제단체등이 기회 있을 때마다 지자제 조기실시 반대 의지를 천명한 것도 지방선거의 혼탁가능성 등을 우려하는 재계의 입장을 대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미 많은 지역에서는 지방의회의 초대 선량을 목표로 뛰고 있는 후보자들의 활동이 발 빠르게 전개되고 있어 선거주민들의 체감열기를 부쩍 높이고 있다.

지방자치가 그 지역 주민들이 뜻을 모아 자치를 실시하는데 본래의 의미가 있는 만큼 주민들이 얼마나 책임감을 갖고 지방의회의원 단체장들을 고르느냐에 따라 지자제의 성패가 좌우된다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다.

그렇지 않아도 지역당 현상의 심화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중앙정치의 어두운 그림자가 지방으로 이전될 경우 엄청난 비용만 투입하고 부작용만 양산하지 않겠느냐는 비판론도 상당하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우리의 총체적 경제규모가 웬만한 충격은 흡수할 정도로 커졌고 국민들의 의식 역시 주민자치를 시험할 만큼 성장했기 때문에 첫 지방의회선거 및 단체장선거 등에서 다소 부정적인 면이 표출되더라도 지나치게 확대해석할 필요가 없다는 시각이다.

약간의 시행착오를 감수하면서 지방자치를 실시해 나가면 큰 무리없이 올바른 틀이 자리잡혀 나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방자치가 올바르게 정착되기 위해서는 주민의 자치·책임의식과 함께 행정기관의 능동적인 의식변화가 수반돼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주민의 목소리를 거부감없이 반영할 수 있는 유연성을 길러야 하고 보다 철저한 직업공무원 의식 등이 선행돼야 한다.

어쨌든 30년만에 부활되는 지방자치는 기득권을 가진 중앙행정기관과 중앙정치가 자신의 몫을 과감하게 정리,배분하고 이를 수용하는 주민들의 자율의식이 조화를 이룰 때 올바르게 꽃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년 상반기 지방의회선거는 앞으로 14대 총선과 자치단체장 선거·대통령선거 등을 앞두고 우리 국민들의 민주역량과 자치의식을 평가받는 시금석이 된다는 점에서 단순한 지방의회선거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할 수 있다.

최근 여야 정치형태에 무력감을 가진 국민들이 지방의회선거를 통해 어떤 모습의 지방의회를 구성하느냐에 따라 지방자치의 방향이 잡힌다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최태환기자>
1990-12-1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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