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서울시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서울 공기중 아황산가스 농도 평균치가 0.06ppm이라는 수치가 있었다. 환경오염에 관한 계수들은 사실 그 숫자로 보아서는 어떤 상황인지를 알기가 어렵다. 그래서 다른 비유법을 쓴다. 0.06ppm의 경우 이것은 로스앤젤레스 오염도의 69배에 이르는 것이다. 실제로 LA에 사는 한국교포가 서울에 와 1박을 하고 나면 기관지가 붓는다. ◆그러나 이번엔 더 심각한 자료가 나타났다. 환경처가 26일 국회에 제출한 자료엔 한국 도시 공기의 중금속오염 실상이 들어 있다. 납 함량은 인천 부평동이 최고. 도쿄의 8배이다. 서울 신림동도 도쿄의 3배. 모든 도시들에 카드뮴오염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도망갈 길은 없다. 그러니 새삼스럽게 놀랄일도 더욱 없다. 오히려 우리는 있는 그대로 환경오염 자료를 제대로 만들어내는 것만도 큰 진전이라고 보는게 옳다. ◆유엔 유럽경제이사회는 이미 아황산가스와 질소산화물 방출감소를 위한 협정까지 마련했다. 아황산가스 조항 내용을 보면 1993년까지 현 방출량을 30% 줄이거나 아니면 1980년 수준으로 감소시키겠다는 것을 약속하는 것이다. 왜 이렇게 할 수밖에 없는가. 예컨대 1988년 노르웨이에 침전된 황 21만t 중 96%가 다른 국가들로부터 날아온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제 겨우 중금속 수치들을 보기 시작했다. 그러니 그 총량도 아직은 확인된게 아니고 더욱이 이 총량이 전국적으로 어떻게 이동되어 침전되는지도 당연히 모른다. 말로써 깨끗한 공기를 문제삼아 보는 단계이지 실제 실태에 대한 대응력은 아직도 백지이다. 도시의 대기오염을 줄이는 첩경은 자동차 중심의 교통체계를 벗어나는 일이다. 멕시코만 해도 날씨가 나쁜날엔 도시의 자동차 통행을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안을 내놓고 있다. 이탈리아 플로렌스 도심에는 차량마다 1일 7시간 운행의 허가제가 실시됐다. 대책의 차원을 한단계 더 진전시켜 보아야 할 것이다.
1990-11-2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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