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 정수기물 30%가 “세균 득실”/보사부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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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0-11-20 00:00
입력 1990-11-20 00:00
◎대장균 허용치의 550배 검출 되기도/필터 제때 교환 안하고 관리 무성의/수돗물보다 오히려 “불결”

시중 음식점이나 다방 등지에서 정수기로 걸러 손님에게 제공하고 있는 음료수 가운데 약 3분의1(31%)에서 일반세균과 대장균이 허용기준치보다 최고 5백50배까지 검출돼 수돗물(세균검출률 1.5%)을 그대로 마시는 것보다 더 나쁜 것으로 밝혀졌다.

보사부가 최근 서울시 및 소비자연맹 등 3개 소비자단체와 공동으로 서울 종로·성동·영등포·동작·관악·은평·마포구에 있는 대중 음식점과 다방 60곳을 임의 선정,주방에서 사용하는 수돗물과 정수기를 이용해 이 수돗물을 여과시킨 음료수를 동시에 수거하여 일반세균수·대장균 수·잔류 염소함량 및 산성도를 검사한 결과 수돗물은 2개 업소에서만 일반세균 및 대장균 허용수치를 넘어선 반면 정수된 음료수는 21개 업소에서 허용기준치인 1㏄당 1백마리를 초과,최저 1백20마리에서 최고 5만5천마리까지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검사에서 나머지 검사항목인 잔류염소·과망간산칼륨 등을 수돗물이나 정수음료 모두 기준에 적합한 것으로 밝혀졌다.

음료수로 사용하기에 부적합한 이들 21개 업소 가운데 11개 업소가 필터·활성탄·이온교환수지·맥반석을 쓰는 정수기를 사용했고 7개 업소는 수도꼭지에 정수기를 직접 연결하는 직결여과식 정수기를 설치하고 있었으며 나머지 1개 업소는 물에 압력을 가해 분자량이 작은 물만이 반투막을 통과하도록 되어 있는 정수기를 사용하고 있었다.

지난해 9월 전국에 있는 수돗물 정수장의 약 40%가 일반세균 및 잔류염소 허용기준을 넘어 음료수로서 적합치 않다는 이른바 「수돗물 파동」을 겪은 이후 수돗물에 대한 불신 때문에 음식점·다방·술집 등 유흥 접객업소와 대중음식점은 물론 일반 가정에서도 정수기를 사용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나 정수기 제작업체 및 수입판매업체도 2백곳이나 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정수기들이 제때 필터를 갈아주는 등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수돗물을 오히려 오염시키고 있는 것이다.

보사부는 이번 조사결과 정수기가 불량품이거나 기능에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사용자들이필터를 제때 교환하지 않고 사용하거나 맥반석 등 투입된 여과물질을 꺼내 씻어주거나 정수기 내부를 제대로 청소하지 않아 대장균이나 일반세균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하고 대중음식점 정수기에 대한 일제 검사를 하기로 했다.
1990-11-2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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