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의 상징” 베를린장벽 붕괴 한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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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0-11-09 00:00
입력 1990-11-09 00:00
냉전의 상징이었던 베를린장벽이 무너져 내린지 9일로 꼭 1년을 맞는다. 장벽붕괴 당시만해도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엄청난 변화들이 이 짧은 기간동안에 현실로 나타났다. 장벽이 무너진 작후만해도 20세기내에 성사되면 다행이라던 독일통일이 이미 실현돼 「동독」이란 국가가 역사속으로 사라졌고 동구권국가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공산정권을 몰락시키고 민주화가도를 달리고 있다. 베를린장벽의 붕괴는 동서화해를 넘어 동서협력이란 새로운 국제질서의 도래를 확인시켜준 대사건이었던 것이다. 시장경제체제로의 전환을 시도하는 동구권국가들이 실업ㆍ인플레 및 범죄의 급증과 민족주의의 고조 등 극심한 후유증을 앓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지난 40여년간 계속됐던 철저한 계획경제의 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언젠가 치러야 할 홍역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로서는 이들의 앞날이 장미빛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자율경쟁시대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그들 자신이 그동안 몸에 밴 타율성에서 탈피,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기에 따라서는 장래가 잿빛만은 아니다. 이날을 기념하기 위해 베를린에서는 9일 장벽을 넘다 사망한 1백91명의 희생자에 대한 추모비와 기념동판이 제막된다. 그러나 통일 독일은 이미 통일작업을 끝낸 상황이어서 전국적인 기념행사는 계획돼있지 않다. 장벽이 무너지고 통일독일의 상징 브란덴부르크문(사진)이 열리던 그 벅찬 감격도 벌써 희미한 역사속으로 사라져가고 있는 것이다.<김주혁기자>
1990-11-0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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