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 망명정부 “건재”(세계의 사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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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0-09-17 00:00
입력 1990-09-17 00:00
◎사우디호텔내 국왕ㆍ각료 총집결/“빼앗긴 내나라 되찾자” 절치부심

쿠웨이트 망명정부가 자리잡고 있는 한 호텔의 정문 안쪽에는 국가원수가 지나갈때 하시라도 펼 수 있도록 준비된 붉은 양탄자가 말려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고산휴양도시 타이프 인근에 위치한 이 호텔은 지난달 2일 이라크 침공 이후 망명한 자비르 알 아메드 알사바 쿠웨이트국왕과 내각의 본부이다.

호텔방문객들은 쿠웨이트에서라면 통화조차 힘들었을 각료들을 지금은 언제든지 만날 수 있다.

언론관계 연락관으로 일하고 있는 한 외교관은 장관인터뷰를 요청한 기자에게 『3장관을 한꺼번에 단독 인터뷰할 겁니까?』라고 묻더니 이내 보건,주택,시정담당 장관들을 15분간의 인터뷰에 응하도록 로비로 안내했다.

쿠웨이트망명정부의 활동은 대부분 국왕의 객실스위트와 같은 층에 있는 회의실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회의실밖의 게시판에는 또 억류중인 어린이를 껴안고 있는 사담 후세인의 사진 복사물과 역시 비슷한 자세로 어린이를 안고 있는 히틀러의 사진을 나란히 붙여 놓고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사진설명을 달아 놓기도 했다.

그러나 이곳에 오래 머무르기를 희망하는 쿠웨이트인들은 아무도 없다.

알 무타와 장관이나 마찬가지로 다른 각료들도 이같은 상황이 오래 가지않기를 모두가 원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마음은 호텔 전체를 감돌고 있다. 「다음번에는 쿠웨이트에서」라는 말로 끝낸 점심때의 대화가 저녁에도 다시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쿠웨이트 장관들은 이제 그들의 역경을 소재로 농담을 하기도 한다.

누군가가 고질적인 호텔의 객실부족 이야기를 꺼내니까 다른 각료는 『그 문제라면 주택장관에게 맡기시오』라고 대꾸했다.<타이프(사우디아라비아)AP 연합>
1990-09-1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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