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대표단 서울도착 성명<전문>
수정 1990-09-05 00:00
입력 1990-09-05 00:00
북남 고위급회담 북측 대표단은 평화와 통일에 대한 온겨레의 숙원을 하루빨리 풀어주려는 열의를 안고 이곳 서울에 도착하였습니다.
우리는 먼저 우리 대표단 일행을 혈육의 정으로 따뜻이 환영하여준 서울시민과 남녘동포들에게 사의를 표하면서 공화국 북반부 인민들이 보내는 뜨거운 인사를 전하는 바입니다.
그동안 우여곡절은 있었으나 마침내 고위급회담이 성사되어 북과 남의 당국자들이 평양과 서울을 오가게 된 것은 참으로 다행스럽고 기쁜 일입니다.
판문점에서 서울까지는 자동차로 불과 1시간 남짓한 거리이지만 이 길을 오기까지에는 지난해 첫 예비접촉때로부터 많은 시간을 소비하면서 해와 달을 넘겨야 하였으며 어려운 길을 걸어야 하였습니다.
그러나 뜻이 크면 길도 열린다는 말과 같이 통일에 뜻을 둔 우리의 마음은 마침내 본회담으로 이어져 평양ㆍ서울에로의 길을 다시 열어 놓게 되었습니다.
이 길은 이젠 닫기지 말아야 하며 누구에게나 넓게 열려져 있어야 합니다. 어떤 사람들에게 마음대로 오갈 수 있는 길이 되고 어떤 사람들에게는 다녀서는 안되는 그런 길이 되지말아야 합니다.
우리 대표단은 서울에 같은 민족으로서 화해하고 단합하기 위하여 왔습니다. 통일의 문을 함께 열어나가기 위하여 왔습니다.
북과 남은 이제 더 반목질시하고 대결해서도 안되며 남남처럼 계속 갈라진 분단의 반세기를 넘겨도 안됩니다.
우리는 다같이 손잡고 7천만겨레가 함께 복락할 자주적이며 평화로운 통일조국을 빨리 일떠세워야 합니다.
나라의 통일은 외세에 의존하여서 할 수 없고 북과 남 어느 일방의 노력이나 당국의 힘만으로도 할 수 없습니다.
조국통일은 통일의 주체인 온 겨레가 사상과 신앙의 차이,재산의 유무와 소속의 여하에 관계없이 서로 힘을 합치고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야 성취될 수 있습니다.
북과 남은 통일의 문을 하루빨리 활짝 열기 위하여 날로 격화되고 있는 정치ㆍ군사적 대결상태를 시급히 해소하고 화해와 단합을 도모하기 위한 사업을 적극 추진해 나가야 합니다.
이 중대한 임무가 바로 쌍방의 대표들에게 지워져 있습니다.북남 고위급회담 북측 대표단은 이번 제1차 회담에서 나라의 평화와 평화통일을 앞당기기 위한 전진적인 제안들을 내놓고 합의를 모색하기 위해 모든 성의와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와함께 짧은 체류기간이지만 모처럼 서울을 방문한 기회에 정계와 사회각계의 지도적 인사들과도 서로 만나 의견을 나누게 되기를 희망하며 문익환목사와 림수경학생,문규현신부 등 통일을 부르다 령어의 몸이 된 방북인사들의 가족들과 친척을 방문하여 북녘동포들의 위문을 전할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우리는 남녘의 동포들과 각계인사들,그리고 이 자리에 나오신 여러분들이 북남 고위급회담이 나라의 평화와 평화통일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대화가 되도록 격려해주고 성원해주기를 기대하면서 우리를 이처럼 따뜻이 맞이해주고 환영해준 데 대하여 다시한번 깊은 사의를 표시하는 바입니다.
1990-09-0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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