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의 석유증산합의(사설)
수정 1990-08-31 00:00
입력 1990-08-31 00:00
이번 합의는 비록 2개 회원국이 불참한 가운데 이루어진 것이긴 하지만 대부분의 회원국들이 증산에 합의한 점을 주목하게 된다. OPEC회의에 참석한 11개 회원국 가운데 이란을 제외한 10개 회원국들이 증산에 동조하는 자세를 보였다. 이번 합의는 대부분의 OPEC회원국들이 제3차 석유파동을 원치 않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OPEC합의에 대한 또 다른 의미 부여는 투기성거래의 진정이다. 페만사태 이후 폭등세에 있던 유가가 OPEC의 증산합의설이 나돈 지난 27일 배럴당 26달러로 4달러 가까이 하락했다. 증산합의설이 미리 나돌아 정작 합의가 성립된 이후 가격동향은 소강상태를 보이고는 있다. 그러나 이번 합의는 올 겨울철 성수기의 공급부족심화를 예상한 일부 미 증권회사 등의 투기적 거래를 진정시키는데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OPEC의 결정은 이러한 경제적 의미와 효과 못지 않게 정치적 측면에서도 고려되어야 할 점이 있다. 이번 회의가 비공개로 진행되면서 여러가지 추측이 나돌았다. 증산합의에 이르기는 커녕 OPEC의 내부 분열을 야기시키고 마침내는 OPEC가 붕괴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다.
OPEC의 분열은 페만사태 해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OPEC의 붕괴는 석유가격 결정체계를 미치고 OPEC의 붕괴는 석유가격 결정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는다. 제1차 오일쇼크 이전에 석유가격 결정은 석유메이저의 손에 달려 있었다. 가격조작에 능란한 이들 메이저의 가격지배는 석유의 불확실성을 더욱 가중시킨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OPEC 회원국들의 합의는 무척이나 다행스러운 일이다.
OPEC합의 이후 유가는 배럴당 25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물론 이 전망은 페만사태가 더이상 악화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30달러 선까지 폭등했던 유가가 일단 25달러 선에서 안정되었다가 페만사태가 원만히 해결되면 OPEC 공시가격인 21달러 수준으로 환원되리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이 수치는 저유가시대의 종언을 의미한다.
우리는 페만사태 이전에 배럴당 17달러 선에서 석유를 도입했다. 유가가 21달러 선에서 최종적으로 안정된다 해도 우리의 도입가격은 배럴당 4달러 이상이 오르는 셈이다.
유가가 1달러 오를 때 경제성장률은 0.6% 저하되고 도매물가는 0.44%,소비자물가는 0.08% 오르는 것으로 시산되고 있다. 유가가 21달러로 고정된다 하더라도 경제성장률이 2%포인트나 후퇴할 전망이다.
유가가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이처럼 심대한데도 유가정책당국 이외에 다른 부처나 기업,그리고 일반시민들은 유가동향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 같지가 않다. 국내유가가 30%이상 오르고 난 뒤에야 반응을 보인다면 그것은 너무나 둔감한 행동이다. 지금부터 정부나 국민이 생활속의 에너지절약운동을 실천해 나가야 한다.
1990-08-3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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