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대책 일관성 있어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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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0-08-29 00:00
입력 1990-08-29 00:00
정부가 발표한 절전방안은 정책의 일관성을 새삼 일깨워준다. 네온사인과 백열등에 대한 절전고시는 동자부가 이번에 새로이 마련한 것이 아니다. 82년 마련되어 줄곧 시행해오던 끝에 88서울올림픽을 전후하여 도시미화와 외국관광객 유치 명목으로 시행이 중단되었다가 페만사태로 다시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절전고시뿐이 아니고 다른 에너지절약대책도 유가파동이 있을 때마다 단골 처방으로 등장해왔다. 73년 제1차 오일쇼크가 나자 정부는 에너지절약을 부르짖다가 중동건설 수출로 경제가 호전되면서 절약시책은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었다. 79년 제2차 파동 때도 에너지절약시책을 추진하다가 86년부터 3저의 호황으로 흑자경제가 지속되자 파동이 언제 있었느냐는 식으로 망각되어버렸다.

동자부가 지난 87년 8월이후 90년 6월까지 에너지소비절약대책회의를 한번도 열지 않을 정도로 에너지대책은 관심권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다. 에너지정책당국의 이완현상은 다른 부처에 영향을 미쳐 에너지 소비조장적 행정이 비일비재했다. 에너지 행정은 공백상태에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행정은 진공상태에 있는 데 반하여 흑자경제로 국민생활에 소비붐이 일었고 이는 에너지 과소비현상을 초래했다. 에너지절약시책이 전혀 추진되지 않은 87년부터 89년까지 3년동안 석유류 소비가 연평균 12.2%씩 증가해왔다. 이는 오일쇼크 직후인 81년에서 85년까지의 연평균 증가율 0.2%에 비하여 가공할 만한 증가세이다.

이러한 에너지 소비급증을 보면서 우리는 정부정책의 일관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스럽게 생각케 된다. 간헐적으로 소비절약시책을 펴면 그 시책이 추진될 때는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둔다. 그러나 시책이 중단되면 절약에 대한 반작용심리에 의하여 소비가 이상적으로 폭발하는 것은 하나의 상례이다.

따라서 이번만은 절전고시를 비롯한 에너지절약대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해나가기 바란다. 페만사태가 원만히 수습되어 제3차 오일쇼크가 발생하지 않는다 해도 에너지절약시책은 지속적으로 시행되어야 한다. 정책의 일관성이 견지되는 가운데 범정부적 협조체계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에너지절약시책을 추진한다고 하면서 에너지절약시책과 배치되는 어떤 시책이 수립되거나 추진되어서는 안된다.

또한 정책수립기관과 일선 행정기관간의 유기적 협조체계가 절실히 필요하다. 이번 절전시책은 일선 행정기관의 협조가 없이는 그 시행여부조차 파악되기 어려운 것들이 많다. 더구나 네온사인등 광고규제는 업체들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어 절전고시대로 이행이 될지 의문스럽다. 설사 어떤 업체가 고시를 어길 경우도 1백만원이하의 벌금규정뿐이어서 큰 구속력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다.

일선 행정기관이 관련업체나 공장에 꾸준히 계도하여 이들 업체가 스스로 에너지절약운동에 동참토록 유지하지 않으면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 결국 범정부적으로 에너지 절약의지가 확고히 굳혀져야 하고 이를 토대로 정책들이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 절전고시의 성공여부는 정부 의지를 시험하는 주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그것은 또한 에너지절약대책의 향방을 가름하는 중요한 척도라 할 수 있다.
1990-08-2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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