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야릇한 옷차림을 하고 오토바이를 탄 일단의 젊은이들이 고속도로에서 과속경쟁을 벌인다.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듯한 폭음을 내며 전속 질주할 때 주변을 달리는 일반 차량들은 이들의 기세에 눌려 옆으로 물러선다. 일본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폭주족의 모습이다. ◆미국에서는 지난 60년대 말에서 70년대 중반에 걸쳐 비슷한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오토바이족들은 어느 곳에서나 무법 과속질주는 물론 패싸움을 일삼는가 하면 성범죄까지 예사로 벌이고 있다. 「오토바이 공해」라는 말이 이래서 나왔다. 우리나라에서도 벌써부터 여러 사회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들의 횡포가 수시로 비난의 대상이 됐고 얼마전에는 한강고수부지에서 이들에 의한 성폭행 사건이 있었다. ◆그러나 보다 문제는 오토바이 교통사고가 급증추세에 있다는 것. 지난해 사고는 무려 4만3천9백57건이나 됐고 이것으로 1천9백49명이 목숨을 잃었다.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의 15.5%를 차지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들어서는 90㏄미만의 소형 오토바이의 보급이 늘어나면서 사고율을 더 높이고 전체사고의 40%가 무면허 운전에 의한 것이라는 데에 심각성이 있다. 또 하나가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엄청나다는 것. 생활에 그런대로 여유가 생기면서 형성되는 오토바이문화는 젊은이들을 오토바이에 몰입케 함으로써 여러 비행이 저질러지고 있다. 미국이 골치를 앓았고 얼마전부터는 일본에서도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이번에 치안본부는 50여만명으로 추산되는 무면허 오토바이 운전자들에게 특별 간이면허시험을 치르도록 해 면허증을 쉽게 내주기로 했다고 들린다. 무면허자가 너무 많아 면허취득난을 덜어주고 또 이들에게 면허를 내준 뒤 관리와 단속을 제대로 하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 없지 않다. 오토바이 횡포가 문제이나 오토바이를 생계의 수단으로 삼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경우. 자칫 이들의 활동영역에 제한을 가하는 것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균형감각이 이래서 필요하다. 그러나 어느 것이건 운행위반이나 사고에는 면허취소등의 강력대응이 있어야 된다. 안전수칙은 무엇에 앞서 지켜져야할 것이다.
1990-08-27 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