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 집단행동 용납안돼(사설)
수정 1990-08-22 00:00
입력 1990-08-22 00:00
건설부 공무원이 정부시책이 불만이 있다고 하여 조직적으로 반발,집단행동으로 옮긴 처사는 해당부처 공무원의 기강문제로 그치지 않는다. 이번 행동이 하나의 선례가 되어 다른 부처의 조직개편이 있을 때 집단의 의사표시나 행동이 야기된다면 우리의 공직풍토가 중대한 손상을 면하기 어렵다. 그 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공무원의 집단행동이 일반 민원인 또는 이해계층의 이기주의적인 집단행위 또는 불법적인 시위를 정당화시킬 위험한 요소를 함축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사회는 지난 3년동안 민주화 과정에서 각계각층의 다양한 욕구가 있었고 그 욕구가 실현되지 않는다고 해서 집단적으로 시위를 하거나 공공시설을 점거하는 등 갖가지 집단행동을 보아왔다. 집단행동에 대한 가능성이 여기 저기 상존해 있는 상황에서 공무원의 집단적인 행동일 일어났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또한 그동안 공무원 사회에 정착되다시피 한 영토주의와 할거주의가 이번 사건을 작동시키는 요인이 되지 않았나 하는 강한 의문이 제기된다. 이는 공무원이 국민들을 위하여 봉사하기 보다는 자신들의 사리를 위하여 존재하는 것이 아니냐는 반문을 낳게하는 것이다. 더구나 이번 건설부의 조직개편은 사리추구의 대상을 벗어나 있다. 그것은 행정개혁이고 좀더 넓게 보면 민주화를 확산시키기 위한 지방자치제 실시의 전제이기도 하다.
그들은 공직자들이기에 소아적 집단이기주의적인 행동을 하기전에 최소한 그 행동이 공직사회는 물론 국가에 미칠 영향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어야 한다. 시정배가 아닌 이상 건설부 공무원들은 그들이 한 행동에 대하여 책임을 질줄 알아야 한다고 본다. 정부가 이번 사건의 주동자를 가려 엄중문책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주동자들이 문책되기 이전에 관계 공무원들은 진솔하게 자성하고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물론 이번 사태가 중대한 사건이기는 하지만 이를 정부경영의 위기 또는 공직질서의 전면붕괴등으로 확대 해석되는 것도 결코 바람직스럽지 못하다. 공무원의 집단적인 행동이 기강해이에서 비롯된 것이 사실이나 그렇다고 해서 공직기강이 완전히 손상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격무와 박봉에 시달리면서도 맡은 바 임무와 사명을 위해 성실히 일하는 많은 공직자들이 간과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를 하나의 교훈으로 삼아 공무원들의 기강을 확립하는 동시에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직제개편은 계속해서 추진되어야 한다. 아울러 행정조직의 효율적인 개편을 위하여 전문가들의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하기를 촉구한다.
1990-08-2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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