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투사 아들 할복,중태/어제 낮/일대사관앞서 “일왕사죄”요구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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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0-05-24 00:00
입력 1990-05-24 00:00
23일 하오2시35분쯤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김국빈씨(34ㆍ상업ㆍ강동구 신천동 시영 유공자아파트 124동 507호)가 일제 식민통치에 대한 일본국왕의 사죄를 요구하며 할복자살을 하려다 중상을 입었다.

김씨는 이날 서울 7루 5634호 코란도 승용차를 타고와 대사관이웃 주차장에 세워놓고 대사관앞으로 걸어가 『일왕은 무릎꿇고 사죄하라』고 외친뒤 준비해간 칼로 가슴과 배등 4군데를 그었다.

김씨는 배등에 각각 길이 5㎝ 깊이 2㎝정도의 상처를 입고 이웃 한국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있으나 출혈이 심해 중태다.

김씨는 병원에서 『최근 노태우대통령의 방일과 관련,각종 항의가 잇따르는등 한국민의 감정이 악화되고 있는데도 일본은 국왕이 아닌 총리가 사과를 대신하겠다는 등 교만한 짓을 하고 있고 또 일본 우익단체들이 한국민의 반일감정이 계속될 경우 재일교포들을 상대로 테러할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의 뉴스를 듣고 울분을 참지 못해 이같은 일에 나섰다』고 말했다.

김씨가 할복을 기도할 당시 일본대사관 정문등에는 정복경찰 1명과 사복전경 10여명이 경비를 서고 있었으나 김씨가 걸어오다 갑자기 품속에서 흉기를 꺼내 자신의 몸을 긋는 바람에 말리지 못했다.

김씨는 일제때 김구선생의 밀명을 받고 상해로 건너가 남의사에서 독립운동을 한 독립투사 김덕목씨(78ㆍ작고)의 4남1녀 가운데 넷째아들로 경기도 광명시 철산동 아파트단지에서 비디오 테이프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1990-05-24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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