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진증시”… 이틀연속 최저/지수 810선 무너질 위험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1990-04-11 00:00
입력 1990-04-11 00:00
◎6포인트 빠져 기반 “흔들”/획기적 조치 없으면 “「8백붕괴」도 시간문제”

또다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증시기반 자체가 무너지는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일 주식시장은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약세기조를 한층 뚜렷이 드러내며 전일대비 6.02포인트 하락,종합주가지수 8백10.76을 기록했다. 이로써 전날에 이어 연중 최저지수 겸 16개월간 최저치가 이틀 연속 경신되었다.

이날의 지수는 지난 88년 11월24일(8백5.86)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대부분의 증시전문가들은 최근의 주가동향으로 보아 대형 호재가 돌출되지 않는 한 그동안 마지막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종합주가지수 8백도 무너질 가능성이 짙다고 보고있다.

최근 주가는 금융실명제 연기방침이 확고히 천명되고 경제활성화 대책이 각 분야에 걸쳐 마련되었음에도 지난달 31일부터 하루만 제외하고 연속 내림세를 타고있다. 증시가 이같은 주변여건과 상반되는 반응을 보이는 것은 1년간의 장기침체로 시장에너지를 거의 소진,탈진상태에 빠졌기 때문이다.



지난해말메가톤급 부양조치가 취해졌으나 증시의 침체는 오히려 가속화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당시 금융실명제 실시 전망에 따라 증시 이탈을 기도하고 있던 대규모 세력들이 투신사 등에 주식 매입자금이 무제한으로 지원되는 것을 틈타 주식을 처분,증시를 떠나버렸기 때문이다. 증시 이탈자금은 부동산 시장이나 단기 고수익 상품으로 방향을 돌린 뒤 실명제 철회 발표에도 아직 증시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시간상의 문제도 있지만 증시의 장기침체로 투자메리트가 사라져 부동자금을 유인할 힘이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많은 투자자들은 정부의 미온적인 부동산 투기억제정책이 부동자금의 증시 재유입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수출을 비롯한 실물경기의 호전이 뚜렸하지 못한 상황에서 부동산투기의 원천적 봉쇄없이 부동자금의 증시 선호를 기대한다는 것은 난센스에 가깝다는 것이다.
1990-04-11 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