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단일」지도체제 절충 진통/민자 당헌개정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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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0-04-04 00:00
입력 1990-04-04 00:00
민자당이 오는 25일쯤으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앞두고 본격적인 당헌개정작업에 들어갈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민정계는 집단지도체제를 주장하고 반면 민주계는 사실상의 단일지도체제를 고집하고 있어 당지도체제에 대한 이견조정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김영삼최고위원이 당운영에 얼마만큼의 권한을 갖게되는가 하는 문제와 직결된 이 당헌개정작업은 계파간의 이해가 상충되는데다 차기대권의 향배와도 무관하다고 할 수 없어 조정에 진통이 예상된다.
민자당은 4일 상오 당무회의를 열어 민정ㆍ민주ㆍ공화 3계파에서 지명하는 6인정도의 위원으로 당헌개정소위원회 구성문제를 논의할 방침이다.
이 당헌개정소위의 활동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갖게되는 대목이 현당헌17조의 최고위원의 지위와 권능조항. 현당헌은 「최고위원3인을 두며 공동으로 당을 대표하고 합의하여 당무를 통할한다」고 명시해놓고 있는데 과연 어떻게 바뀌는냐가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민정ㆍ민주ㆍ공화 등 3계파는 당초 3당통합을 전후해 전당대회전까지는 3인최고위원의 공동대표제로 당을 운영하되 전당대회 이후에는 총재와 5인최고위원으로 당지도체제를 2원화해 노태우대통령을 총재로,김영삼최고위원을 대표최고위원으로 각각 선출한다는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리고 이같은 약속은 지금도 유효한 상태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표최고위원의 위상문제와 관련,민정계는 「당을 대표하고 당무를 통할하는 권한」즉 당권을 합의제로 운영되는 최고위원회에 두어야 한다는 주장인데 반해 민주계는 당권은 대표최고위원이 행사토록 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는 것이다.
당헌개정방향이 민정계의 주장대로 될 경우 최고위원들은 각각 5분의 1씩의 당권을 갖게되는 셈이며 대표최고위원은 명목상의 자리에 불과하게 된다. 반대로 민주계의 입장이 관철되면 대표최고위원은 총재인 노대통령과 중요한 당무를 협의할 경우를 제외하고는 당무를 실질적으로 관장하며 다른 최고위원들은 대표최고위원의 자문역수준에 그치게 될 전망이다.
민정계가 집단지도체제를 주장하는 배경에는 자신들이 원내의석을 비롯한 세와 조직면에서 절대우위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김최고위원이 결정적 권한을 갖게되는 것은 불합리하며 당의 정책결정 과정등에 민주계의 야당성이 지나치게 많은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판단을 한 때문인 것 같다.
이같은 민정계의 주장에 대해 당대당 통합임을 강조해온 민주계의 거부 반응이 거센 것은 물론이다.
통합당시 노대통령과 김영삼최고위원이 신당의 공동총재를 맡자고 함으로써 현직 대통령과 김최고위원을 공동반열에 놓고 싶어까지 했던 민주계는 전당대회 후 총재와 대표최고위원이라는 상하관계로 재정립되는 것을 「당을 맡는다」는 조건으로 받아들였었다. 민주계가 상하관계를 감수한 이유는 노대통령이 총재라고는 하나 평상시에는 당무에 간여하지 않고 김최고위원이 사실상의 단일지도 체제로 집권여당을 이끌어갈 수 있게 된다는 점 때문이었던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민정계가 대표최고위원을 명목상의 자리로 하려는 주장을 보이자 이에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계로서는 노대통령의 퇴임 후 대권을 김최고위원이 잡으려면 우선 당의 장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민주계는 『노대통령이 당적만 갖고 김최고위원을 총재로 선출하자』는 주장까지도 하고 있다.
민정ㆍ민주계의 이같은 의견대립에 대해 김종필최고위원은 『집단지도체제는 과도기에서나 있을 수 있는 제도』라며 단일지도 체제를 선호하는 입장임을 확실히 하고 있다.
김종필최고위원은 『대표최고위원이 당무를 관장해야하며 다른 최고위원들은 보좌기능에 그쳐야 한다』면서 민주계의 입장을 적극 옹호하는 동시에 『2석의 최고위원자리도 마땅한 인물이 없으면 비워둬야 한다』며 민정계출신의 최고위원 추가선출에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공화계가 이처럼 강력히 민주계를 지원하는 것은 민주계의 세력약화는 곧 공화계의 입지축소로 이어지며 적절한 당내세력균형이 유지되는 것이 장기정국운영에 이롭다는 판단을 한 때문으로 여겨진다.
이같은 지도체제정립문제는 사안의 중대성으로 미루어 계파간 의견조정작업이 쉽지 않을 것 같으며 당헌 개정소위에서의 격돌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와관련,당주변에서는 대표최고위원의 당권행사를 제한적으로 허용하며 총재가 대표최고위원을 충분히 견제할 수 있도록 하는 선에서 절충이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분석과 계파간 의견조정에 실패함에 따라 현재의 3인공동대표체제가 전당대회 이후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예측이 교차하고 있다.(김교준기자)
1990-04-0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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