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동구권 외교 마무리 단계에/한­체코ㆍ불가리아 수교의 함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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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0-03-23 00:00
입력 1990-03-23 00:00
◎북한개방에 「외압」 작용… 관계개선 촉매 역할/첨단기술ㆍ자본공여 요청이 부담스러운 「짐」

우리나라가 이번에 체코및 불가리아와 수교를 맺게 된 것은 7ㆍ7선언 이후 꾸준히 추진해온 정부의 북방외교가 본격 개화기를 맞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들 국가와의 대사급 외교관계 수립은 또 그동안 말로만 떠들어왔던 「전방위 입체외교」가 완전 정착됐음을 의미한다.

즉 우리 외교가 동서 양진영을 대상으로 경제ㆍ통상 등 비정치 분야에서의 제한된 교류에서 벗어나 정치ㆍ외교를 포함한 다각적인 협력과 교류로 확대 발전되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지난해 2월1일 헝가리와 역사적인 첫 수교를 맺은 이래 폴란드(11월),유고(12월) 등과 국교를 수립했고 이번에 체코및 불가리아와도 수교를 맺음으로써 대동구권 외교는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고 풀이된다.

동구 8개국 중 현재 우리나라와의 외교관계가 없는 나라는 동독ㆍ루마니아ㆍ알바니아 등 3개국 뿐이다.

그러나 루마니아는 오는 28일 미트라우외무차관을 단장으로 한 수교교섭대표단을 서울에 보내 우리측과 수교일정에 합의할 예정이다.

또 동독은 제3국의 외교경로를 통해 대한수교의사를 강력히 표명했으나 오히려 우리측이 통독과정의 추이에 따라 페이스를 조절하는 양상을 띠고 있어 한ㆍ동독수교는 시간문제라는 게 외교소식통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결국 동구에서는 비교적 이데올로기 성향이 강한 알바니아만 대한수교를 주저하고 있으나 알바니아도 최근 개방압력을 받고 있는 실정이라 조만간 관계개선의 물꼬를 틀 것으로 전망된다.

동구권의 이러한 「대한수교 도미노현상」은 결과적으로 한­중소 관계개선에도 커다란 지렛대 역할을 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를테면 동구 대부분 국가들의 잇따른 대한수교는 중소에 외압으로 작용,『한국과의 수교는 국제정세의 흐름에서 볼 때 당연한 현실』이라는 인식을 심어준다는 분석이다.

물론 이같은 외교전략은 우리 정부가 북방외교를 추진할 당시 수립했던 장기계획의 일환임은 분명하다.

특히 소련과는 방소 중인 김영삼민자당최고위원이 전격적으로 고르바초프대통령과단독회담을 갖고 한소수교 일정에 관해 깊숙한 얘기를 주고 받은 것으로 알려져 연내수교의 장미빛 기대를 자아내고 있다.

대동구권 수교는 또 북한의 개방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쳐 궁극적으로는 남북관계 개선과 이에따른 한반도의 영구적인 평화정착을 이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이번 수교는 우리 정부의 유엔외교에도 한 몫을 톡톡히 할 것으로 여겨진다.

최호중외무부장관이 이들 수교 대상국가의 외무장관들과 회담을 가질 때마다 이들로부터 『한국의 유엔가입을 적극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전달받은 사실은 정부가 유엔가입을 신청만 한다면 금방 실현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정부는 이번 수교를 계기로 다른 미수교 사회주의국가와의 관계개선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장관도 서남아및 동구 등 5개국 순방에서 인도 파키스탄 유고 등 비동맹주도국에 이러한 정부의 입장을 전달하고 몽고 짐바브웨 탄자니아 등 친북한국가들과의 관계개선에 대한 협조를 요청한 바 있다.

바로 이 점은 화해와 협력의 신데탕트추세를 바탕으로 우리외교가 상승기류를 타고 있음을 뜻한다.

그러나 대체코및 불가리아수교는 이들 국가가 한국의 경제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자본과 첨단과학기술 등의 투자를 강하게 원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볼 때 우리측에 새로운 부담을 안겨준 것으로 판단된다.

동구권국가들은 한결같이 자국경제의 낙후성을 우리측에 호소하면서 『경제협력의 최적격 파트너는 한국』이라는 자신들의 속마음을 서슴없이 털어놓고 있는 실정이다.

여하튼 북방외교가 예정된 수순에 따라 중소와의 관계개선및 남북한간 평화구조정착이라는 최종목표를 향해 쾌속순항하고 있음은 의문의 여지가 없는 것 같다.〈한종태기자〉
1990-03-2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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