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점전 확인 못하고 받은 「사고 수표」 지급의무 은행에 있다”
수정 1990-03-18 00:00
입력 1990-03-18 00:00
수표를 취득한 사람이 발행은행에 사고수표인지를 확인하지 않았더라도 수표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첫판결이 나왔다.
대전지법 민사2부(재판장 오윤덕부장판사)는 17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본동 의류상가상인회 회장 정영길씨(49)가 제일은행을 상대로 낸 수표금청구소송 항소심에서 『피고은행은 원고에게 1백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번 판결은 하급심이 대법원의 판례를 뒤집은 것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대법원 84년 11월27일 『물품판매대금으로 수표를 취득한 상인이 확인전화를 하지 않은 것은 수표취득에 있어 중대한 과실』이라고 판시했었다.
원고 정씨는 지난해 1월19일 상오7시쯤 본동의류상가 가게에서 한 중년남자에게 의류 등 22만5천원어치를 팔고 제일은행 대전 중부지점이 발행한 1백만원짜리 자기앞수표를 받아 77만5천원을 현금으로 거슬러 준뒤 은행측에 수표금의 지급을 요구했다가 분실수표라는 이유로 지급을 거절당하자 소송을 냈었다.
그러나 원심재판부는 『원고가 문제의 수표를 취득할때 진정한 수표인지와 소지인의 신원을 확인하였다면 분실수표임을 쉽게 알 수 있었는데도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수표를 취득한 것은 중대한 과실』이라고 정씨에게 패소판결을 내렸었다.
이에대해 정씨는 『수표를 취득한 상오7시는 은행개점시간 이전이어서 도난 또는 분실수표인지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히고 『은행측이 24시간 동안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지 않아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었다.
1990-03-1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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