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한미경협의 모색(사설)
수정 1990-02-16 00:00
입력 1990-02-16 00:00
우리는 양국이 이번 회담을 통해 대립적 통상관계를 벗어나 국제시장에서 상호간 산업경쟁력을 높이려는 새로운 협력관계로 전환하는 계기를 마련한 점에 큰 관심을 갖게 된다. JCCC를 통해서 한미간 산업협력이 성숙한 단계로 이행되어지면 양국은 상호 산업적 동맹으로 발전할 수가 있을 것이다.
한미간 협력관계를 산업과 전략적 동맹관계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논의나 협의는 지난 86년부터 시작되었다. 이해 한미상공장관회의에서는 반도체와 항공산업분야에서 두 나라가 합작 및 기술협력에 의하여 공동생산체제를 구축키로 합의했었다. 같은해 한미연례안보협의회에서도 「방위산업의 확대에 관한 합의각서」를 체결키로 하고 구체적 과제로최신예전투기의 공동생산문제가 실질 토의되었다.
일본과는 달리 개별산업에 대한 정부주도의 경제개발프로그램을 수립하고 있지 않은 미국이 반도체와 항공기 등 특정분야를 지칭해서 양국간 합작생산을 제기했던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러나 한미간의 그러한 새로운 협력의 태동은 두 나라간의 무역현안에 가려져 그동안 관심의 대상 밖으로 밀려있었다.
한미 두 나라는 이번에 개별산업간 협력을 전체산업으로 확대했고 실질적인 협력이 이뤄질 수 있도록 상설기구까지 설치키로 함으로써 협력의 단계를 한단계 높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협력과제를 이번 회담의 중점적인 의제로 부상시켜 놓았다.
우리가 중요시 하는 것이 바로 이 점이다. 두 나라는 산업협력을 보다 강화해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 양국간 협력단계의 발전모색은 미국입장에서 볼때 일본이 경쟁국으로 부상한 데서 비롯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은 많은 산업분야에서 일본에 우위를 빼앗기고 있다. 미국측이 우리에게 반도체 합작생산을 제의했던 것에서 보듯이 미국은 우위를 놓친 분야에서 국제경쟁력을 회복하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에게 있어서도 대미산업협력 강화는 대일의존 탈피라는 국가발전 전략이나 경영전략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일본은 부머랭효과를 내세워 우리에게 첨단기술은 물론 고도산업기술의 이전을 기피하고 있다. 이로 인해 최근 우리의 산업은 국제경쟁력이 약화됐고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선진국으로부터 필요한 기술을 도입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다.
한미 양국간의 경제협력은 국제분업의 관점에서 뿐만 아니라 지정학적인 국제역학의 측면에서도 매우 절실하고 시급한 과제이다. 앞으로 미국의 풍부한 자본력 및 고도기술과 한국의 질좋은 노동력 및 능률적인 기술두뇌가 실질적으로 접합한다면 양국 산업의 국제경쟁력은 비약적으로 강화되고 산업의 재구축도 앞당겨질 것이다. 아울러 한미간 산업과 전략적 동맹관계가 시현되고 성숙된 협력관계로 승화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두나라 정부는 향후 산업재편은 물론 정치ㆍ경제권의 신구축 차원에서 협력문제를 레벨업시켜야 할 것이다.
1990-02-16 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