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르바초프 연설문 요지
수정 1990-02-07 00:00
입력 1990-02-07 00:00
이 사회는 당의 위치가 어디에 와 있는지 알기를 원하며 이것이 이번 전체회의의 전체적인 의미를 결정하게 된다.
당이 스스로를 급진적으로 재편하고 현대적 정치기술에 통달하며 페레스트로이카에 참여하는 모든 세력과의 협력에 성공할 때에만 당은 정치적 선봉대로서의 의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당은 지난 수십년간 체질화된 이념적 교조주의와 틀에 박힌 국내정치의 구시대적 작태,그리고 세계의 혁명 과정과 세계 전체의 발전에 대한 케케묵은 견해를 버려야만 한다.
우리는 사회주의를 세계 문명의 주류로부터 소외시켜온 모든 것들을 버려야만 한다. 우리는 「진보」와 다른 사회구조를 갖고 있는 세계와의 영원한 대결로 인식하는 구습을 버려야 한다.
당은 민주적으로 인정되는 세력으로서만 새로운 사회에서 존재하고 선도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당의지위가 헌법 조항에 의해 강제돼서는 안된다는 것을 뜻한다.
말할 것도 없이 소련 공산당은 통치 정당으로서의 지위를 얻기 위해 투쟁할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투쟁은 법적ㆍ정치적 특혜를 포기하고 사업계획을 제시하며 토론을 통해 스스로를 방어하고 다른 사회 정치세력과 협력하고 항상 대중 속에서 일하고 대중의 이익과 대중의 요구에 의해 존재하는 민주적 절차의 틀안에서만 이루어질 것이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광범위한 민주화 운동은 정치적 다원주의 요구를 동반하고 있다.
다양한 사회ㆍ정치 기구들과 운동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같은 과정은 일정 단계가 되면 여러 정당들의 설립으로 귀결될 것이다.
소련 공산당은 이같은 새로운 상황을 적절히 고려해서 행동하며 소련의 헌법과 헌법이 옹호하는 사회제도에 참여하는 모든 기구들과 협력하고 대화를 할 것이다.
이와함께 우리는 이 중대한 시기에 당이 국가전체를 위해 페레스트로이카의 전진을 보장하는 통합적인 역할을 할 능력이 있음을 공개적으로 천명한다.
현재의 사회상황은 전진을 위한 움직임이 성공할 기회와 이같은 움직임이 직면하고 있는 위험이 공존하고 있다.
성공할 기회란 개혁의 과정이 인민의 거대한 에너지를 개발하고 방출한다는 점에서 가능하다.
반면 페레스트로이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이 나라를 강타한 위기가 예상보다 훨씬 깊고 심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난 수십년간 사회구조내에서 누적돼 왔던 문제와 모순들이 이제 밖으로 노출됐다.
유감스럽게도 우리는 페레스트로이카의 과정에서 오산과 실수를 피하지 못했고 이는 상황을 악화시켰다.
모험주의자들은 이미 제기된 난제들을 이용하고 실질적인 문제들과 근로자들의 불만을 투기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같은 위험의 징후는 최근 분명해지고 있다.
보수파와 극좌파들의 결집 현상은 최근 급격화하고 있다.
우리는 지난 1917년의 선택에 계속 헌신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의 교조주의적 해석에서 탈피하고 도식적인 구조를 위해 인민의 진정한 이익을 희생시키는 행위를 거부할 것이다.
우리는 소련 경제발전의 문제에 있어 향상된 것이아무것도 없다는 점을 인정한다. 국민들은 식료품의 수급상황에 대해 특히 불만을 갖고 있으나 식료품은 소비자 시장을 정상화 하는 문제의 한 부분에 불과한 것이다. 우리는 소련사회가 경제에서 뿐만 아니라 소련연방의 장래에 영향을 미치는 소수 민족분규등 복잡한 문제들에 당면해 있으며 당대회를 대비한 강령안은 소련연방의 조약원칙에 대한 더 많은 발전의 가능성과 필요성을 지적하고 있다.
이것은 연방관계의 다양한 형태가 존재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개방하는 합법적인 조건의 창출과 연계될 것이며 우리는 통합된 소련 연방내에서 소수민족들의 다양한 생활형태를 지지한다.
우리는 민족주의와 국수주의,분리주의에 반대하는데 있어 원칙적인 접근방법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소련사회는 새로운 자질을 필요로 하고 있다. 전략적인 관점에서나 현실적인 관점에서 페레스트로이카에 좀 더 많은 추진력을 제공하고 복고주의를 분쇄하기 위해 권력 상층부의 세력을 재편성할 필요가 있다.
국민들은 입법부의 역할을 강화하고 당과 정부의 기능을 분화한조치를 환영하고 있는 동시에 단호한 행동이 결여된 것에 대해 분명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페레스트로이카 정책을 추진하는데 필요한 모든 권력을 갖춘 대통령제의 실시를 놓고 의문이 제기돼 왔으며 나 자신은 이 문제를 이번 중앙위 총회에서 논의돼야 할 사항으로 생각한다.
제 28차 당대회에서는 혁신적이고 건설적인 대외정책을 재확인 해야 한다. 우리의 정책은 이미 세계도처에서 광범위한 반응과 인정을 얻고 있으며 국제정세 완화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있다.
이 정책은 우리의 내적 요구와도 맥을 같이 한다. 또한 소련의 대외적 위상을 강화하며 국가적 위엄을 높이는 동시에 외부와의 문화적 관계구축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세계평화 실현을 위한 인류애 증진도 가능하게 한다.
이제 우리가 당면한 과제는 군축협상에 박차를 가하고 대화를 활성화시키는 한편 국제관계 개선이라는 측면에서의 상호 이해증진을 실현시키는 일이다. 또한 유럽 공동가정 구축을 위한 기반확장을 향한 노력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이같은 관점에서 동구권과의 동맹관계를 격상시키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는 새로 권좌에 오른 역내 지도자들이 원하는 바와 이들의 입지에 접근할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할 것이다.
우리는 협상이라는 테두리안에서 군축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국제상황을 현실적으로 분석하면서 군축노력과 관련된 긍정적 측면과 위험요인 모두를 고려할 것이다.
최근 수년사이 국제상황이 개선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전쟁발발의 위험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미국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여전히 군사노선을 완화하지 않고 있다. 병력과 군사지출 역시 확대되고 있다.
우리가 잘 훈련되고 중무장한 병력을 유지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서 비롯된다. 서방은 군사력을 개선하고 재조직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세계상황이라는 측면에서 보다 책임감있는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군비감축은 자위력 확보라는 수준까지만의 군사력을 상호 인정한다는 관점에서 추진돼야만 한다.<모스크바 타스 연합>
1990-02-07 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