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환 감옥행 자작극 의혹/여중생 “강간미수”… 도주안하고 잡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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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4-09-24 00:00
입력 1994-09-24 00:00
「지존파」의 우두머리 김기환(26·전남 영광군 금계리)이 이웃마을 선배 강모씨(영광군 불갑면 쌍운리)집에 놀러갔다가 중학교 1년생인 강씨의 조카를 강간치상한 것은 교도소를 은신처로 택하기 위한 고의적인 행위였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돼 관심을 끌고 있다.
이같은 의혹은 김이 범행을 저지르면서 피해자의 미약한 반항에 범행을 중단했으며 피해정도가 경미하고 1백만원에 쉽게 합의를 보았고 도주할 수 있었으면서도 스스로 붙잡혀 범죄사실을 자백한 점 등에서도 엿볼 수 있다.이와 함께 김이 지난해 7월 충남 논산군 두계리에서 한여인을 직접 목졸라 죽이고 조직원 송봉우의 살해를 직접지시하는 등 중죄에 대한 면죄부를 받기 위해 가벼운 죄를 골라 감옥행을 택했을 것이라는 추론도 가능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수사관계자들은 『조직이 저지른 엄청난 범죄 사실이 드러나기 전에 비교적 가벼운 범죄로 감옥행을 선택하는 것이 두뇌회전이 빠른 범죄조직원들이 흔히 쓰는 수법』이라고 밝혔다.
어찌됐든 김의 범행이 아지트를 완성해 가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빚어진 것으로는 의심쩍은 점이 너무 많아 이를 규명하는 것이 지존파의 정확한 실체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광주=최치봉기자>
1994-09-24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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