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팬]스포츠 즐기는 동갑, 데뷔도 같은 무렵에
수정 2010-02-10 13:50
입력 2010-02-10 00:00
가수 현미(玄美)-아나운서 원창호(元昌鎬)
현(玄)=안녕하셨어요. 요즈음엔 뵐 기회가 없었던 것 같아요.
원(元)=안녕하셨습니까. 요새는 「스포츠·시즌」이 아니라서 일반 「프로」를 담당하다 보니 어떻게 그렇게 됐습니다.
현(玄)=「미스터」원(元)하고 나하고는 나이도 같지만 아마 「데뷔」시기도 비슷하지요?
원(元)=그렇습니다. 현미(玄美)씨가 『밤안개』로 「데뷔」하던 63년 4월경에 저도 DBS「아나운서」로 첫 출발을 했으니까요.
현(玄)=나이도 같고, 「데뷔」시기도 같고 이것도 무슨 인연인가 보지요.
원(元)=글쎄올습니다. 나 같은 사람이 주제넘게 현미(玄美)씨와 똑같은 서열에 올라선다는 것은 좀 송구스럽습니다만 그렇게 말하면 그렇다고 할 수도 있겠군요.
현(玄)=「미스터」원(元)은 너무 너무 겸손한 게 흠이에요. 사실말이지 우리들의 인기라는 거야 그게 물거품 같은 것 아닙니까. 서열을 따지고 말고 할 게 없는 거에요. 그런 점에서 보면 오히려 「미스터」원(元)의 위치가 훌륭하다고 나는 생각해요.
원(元)=다른 화제로 바꾸지요. 현미(玄美)씨는 지금까지 몇곡이나 부르셨어요?
현(玄)=한 2백곡 될 거에요.
원(元)=「히트」곡은 몇개나 됩니까?
현(玄)=글쎄요. 내 입으로 말하기는 좀 쑥스럽지만 『보고 싶은 얼굴』『떠날 때는 말 없이』『총각김치』 그리고 『밤안개』, 대개 그런 것들이지요.
원(元)=『총각김치』는 나도 무척 좋아했어요. 그게 아마 한때 문제가 됐었지요?
현(玄)=그래요 『매콤한 총각김치, 새콤한 그맛…』이라는 대목이 문제가 됐었어요. 나도 좀 물어 봐야 되겠는데. 「미스터」원(元)은 지금까지 「스포츠」중계를 하신 가운데 어떤 때가 제일 기억에 남으세요?
원(元)=몇년 전인지 분명히 기억할 수는 없지만 제5회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 최종 결승전인 한국과 일본의 대결을 중계했을 때가 될 거에요.
현(玄)=그때 한국이 우승하지 않았어요?
원(元)=그렇지요. 김응룡(金應龍)선수의 통쾌한 「홈런」이 승리를 굳혀주었지요. 그때 중계했던 녹음「테이프」를 지금도 보관하고 있습니다. 그 방송을 들은 청취자들이 너무도 감격적이었다고 칭찬을 많이 해 주셔서….
현(玄)=그런데 말이지요. 운동장에 가서 직접 경기를 보면서 중계방송을 듣기도 하는데, 어쩌면 그렇게 술술 말이 나오는지 모르겠어요. 정말 신기할 정도에요.
원(元)=현미(玄美)씨가 노래 잘 부르는 거나 마찬가지지요 뭐.
현(玄)=호호호…또 물고 늘어지네…참 인사가 늦었는데 어머니 안녕하세요? 공개방송때면 언제나 방청석에 나와계시는 어머니 말씀이에요.
원(元)=예, 아직 정정하십니다.
현(玄)=요즘도 그렇게 한복을 곱게 입으시고 방청석에 언제나 나오시나요?
원(元)=요즘은 건강이 좋지 않으셔서 그전처럼 매일 나오시지는 못하지요.
현(玄)=정말 훌륭한 어머니세요.
원(元)=감사합니다. 언제 기회 있으면 현미(玄美)씨를 우리 집에 모시고 저녁식사를 대접하면서 신곡들을 좀 듣고 싶군요.
현(玄)=그거야 어렵지 않지요. 신곡이래야 『바람이 분다』『별』등 몇개 되지는 않지만 초대만 해 주신다면 언제든지….
원(元)=꼭 한번 기회를 만들겠습니다.
<재(宰)>
[선데이서울 73년 2월 25일호 제6권 8호 통권 제 22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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