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안전공업 경보기 오작동 잦아, 화재 때 대피 지연”… 고의 차단 등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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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기 기자
박승기 기자
수정 2026-03-26 15:29
입력 2026-03-26 15:06

연기와 사람들 소리 듣고 탈출, 현장 아수라장
동관 1층 4라인 주변에서 불꽃 확인 첫 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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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화재가 밣생한 대전 대덕구 문평동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안전공업 공장. 서울신문DB
지난 20일 화재가 밣생한 대전 대덕구 문평동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안전공업 공장. 서울신문DB


7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전 자동차 부품 공장 참사 당시 화재경보기가 울렸지만 꺼져 ‘오작동’으로 인식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점심시간으로, 경보를 듣고 즉시 대피했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대전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26일 안전공업 화재 브리핑에서 “관련자의 일관된 진술은 화재 경보가 울렸으나 바로 꺼져 오작동한 것으로 인식했다는 것”이라며 평소 공장에 경보기 오작동이 많았고, 피해가 커진 원인으로 지목했다.

실제 화재 당시 밖으로 피신한 직원들과 부상자들은 “경보기가 꺼진 후 문 쪽에서 연기가 나고, 다른 사람의 소리를 듣고서야 대피했다”라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망자가 9명 나온 2층 복층 구조의 헬스장(휴게실)에서도 이런 이유로 화재를 인지하는 데 시간이 걸렸고, 짙은 연기가 빠르게 확산해 대피 과정도 녹록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휴게실에서는 잠을 자거나 쉬는 등 직원들이 다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피 직원은 “출입문에서 연기가 들어오자 직원들이 외부로 나가는 문 쪽에 설치된 ‘임시 벽’을 부수려 했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며 당시 혼란스러운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경찰은 경보가 울리다가 중단된 게 대형 인명 피해를 초래한 주요 원인으로 보고 누가 경보기를 일부러 끈 것인지, 시스템상 문제가 있었는지 등에 대해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화재 공장에는 아날로그 방식의 ‘P형’ 경보기가 설치돼 있어 작동 로그기록은 남아 있지 않지만 작동 여부는 확인이 가능하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화재 발화지점에 대한 진술도 나왔다. 경찰은 “점심시간이라 작업은 중단되지만 24시간 가동되는 기계가 있어 모니터링 직원이 근무하고 있었다”면서 “발화 추정 지점이 붕괴해 확인이 어렵지만 동관 1층 4라인에 인접한 위쪽 덕트에서 불꽃을 발견한 최초 목격자가 소화기를 가지러 가는데 불길이 빠르게 확산하자 대피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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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로 대전 대덕구 문평동 안전공업 공장 건물이 무너져 내려앉아 있다.  서울신문 DB
화재로 대전 대덕구 문평동 안전공업 공장 건물이 무너져 내려앉아 있다. 서울신문 DB


경찰은 이날 안전공업 손주환 대표를 포함한 경영진 6명을 출국 금지 조치했다. 지난 23일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보한 업무용 PC와 개인 휴대전화 등 256점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분석에도 나섰다. 관계자 53명에 대한 조사가 이뤄진 가운데 화재 원인과 회사 측의 안전조치 무시, 불법 증축 여부 등에 대한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손 대표 등 회사 관계자들을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입건한 노동 당국은 화재 희생자 중 2명이 하청업체 소속으로 파악되면서 불법 파견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지난 20일 대전 대덕구 문평동 자동차 부품 제조 업체인 안전공업에서 불이 나 14명이 숨지고 60명이 다치는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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