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라 아파트 화재’ 전기차, 59시간 동안 주차된 상태서 폭발
신진호 기자
수정 2024-08-05 15:43
입력 2024-08-05 15:43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합동 감식에 나선 경찰은 위험성을 고려해 차량을 안전한 장소로 이동한 뒤 배터리팩 등 부품 분리 작업을 하기로 했다.
5일 인천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일 오전 6시 15분쯤 불이 시작됐던 벤츠 전기차 차주 A(40대)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7시 16분쯤 서구 청라동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 차를 댔다.
경찰이 현장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A씨가 마지막으로 주차를 하고 불이 나기까지 차량에 외부적인 충격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 역시 “지난달 29일 주차를 하고 차량을 운행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종합하면 차주가 주차한 지 59시간 뒤에 별다른 외부 요인 없이 갑자기 화재가 발생한 셈이다.
해당 차량은 A씨 본인 명의로, 전기차 충전소가 아닌 일반 주차 구역에 주차돼 있었다.
화재 당시 CCTV 영상에는 지하주차장에 있던 A씨 차량에서 연기가 슬슬 피어오르더니 폭발과 함께 불길이 치솟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합동 감식에는 국과수와 인천경찰청 과학수사대, 인천소방본부 화재조사팀 등 관련 기관 관계자 20여명이 투입됐다.
감식팀은 최초 발화점으로 지목된 벤츠 전기차에서 배터리팩 등 주요 부품을 분리·수거하려 했다가 위험성이 제기되면서 분리 작업을 중단했다.
이에 일단 차량을 인천 서부경찰서로 이동·보관 조치한 뒤 일정과 장소를 다시 정해 감식에 필요한 부품을 확보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원활한 피해 복구를 위해 차체를 경찰서로 옮기기로 했다”며 “부품 분리 작업은 다른 장소에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화재로 주민 22명과 소방관 1명 등 모두 23명이 병원으로 옮겨졌고, 차량 40여대가 불타고 100여대는 열손과 그을림 피해를 봤다.
소방 당국은 다량의 연기 분출에 따라 지하주차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다가 8시간 20분 만에 완전히 불을 껐다.
이 화재로 아파트에서 발생한 단전·단수가 이날까지 5일째 이어지면서 주민들이 무더위 속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신진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