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동원훈련 통지서 전달 의무 위반한 가족 처벌…옛 병역법 위헌”

김주환 기자
수정 2026-03-26 15:53
입력 2026-03-26 15:53
헌재 재판관 전원일치로 ‘위헌’ 판단
“행정사무 편의 위해 개인에게 전가하는 것”
헌법재판소가 군 예비역의 가족이 동원훈련 소집 통지서를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당사자에게 전달하지 않으면 처벌하는 옛 병역법 조항을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헌재는 26일 옛 병역법 85조의 ‘통지서 전달의무 태만죄’ 조항 관련 부분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 사건에서 재판관 9인의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 사건 피고인 이모씨는 지난 2022년 아들의 병력동원훈련 소집통지서를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아들에게 전달하지 않았다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이씨 사건을 심리하던 대구지법은 2023년 3월 이씨에게 적용된 법 조항이 책임과 형벌 간 비례원칙에 어긋난다며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병역법 제85조는 병역의무부과 통지서를 수령하거나 전달할 의무가 있는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수령을 거부하거나 전달하지 않거나 지체한 경우 6개월 이하 징역 또는 1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해당 규정은 지난해 병역법 개정으로 형사 처벌 대상에서 제외되고, 과태료 부과로 전환됐다. 다만 개정법 시행 전 위반 행위에 대해선 종전의 규정을 따르도록 했다.
헌재는 병력 동원훈련을 위한 소집 통지서 전달 업무는 정부가 수행해야 하는 공적 사무라고 판단했다. 헌재는 “정부는 직접 전달 방식 외에도 우편법령에 따른 특별한 송달 방법이나 전자문서를 통해 병역의무자에게 소집 통지서를 충분히 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정부의 공적 의무와 책임을 단지 행정사무의 편의를 위해 개인에게 전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헌재는 “병역의무자의 세대주 등이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소집 통지서를 본인에게 전달해 훈련 불참으로 인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을 쓸 것임이 충분히 예상된다”며 “과태료 등 행정적 제재만으로 목적 달성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다.
헌재는 2022년 5월에도 예비군 대원의 가족이 훈련소집 통지서를 받고 정당한 사유 없이 전달하지 않으면 처벌하는 예비군법 조항에 대해서도 위헌 결정했다.
김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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