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서로 껴안으며 안도…승강기서 ‘심정지’ 남성 살린 女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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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예림 기자
수정 2023-11-30 09:59
입력 2023-11-30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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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백화점의 승강기 안에서 60대 남성이 갑자기 쓰러지자 함께 탑승하고 있었던 간호사 이원정씨가 심폐소생술을 진행했다. 남성이 의식을 되찾은 후 남성과 남성의 아내, 이씨(가운데)가 끌어안고 있는 모습. SBS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백화점의 승강기 안에서 60대 남성이 갑자기 쓰러지자 함께 탑승하고 있었던 간호사 이원정씨가 심폐소생술을 진행했다. 남성이 의식을 되찾은 후 남성과 남성의 아내, 이씨(가운데)가 끌어안고 있는 모습. SBS
승강기에서 쓰러진 60대 남성이 함께 탑승했던 여성의 심폐소생술로 무사히 의식을 되찾은 사연이 전해졌다.

29일 SBS에 따르면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백화점 승강기 안에서 60대 남성 A씨가 갑자기 쓰러졌다. 당시 이 승강기 안에는 A씨와 A씨 아내, 그리고 젊은 부부와 쌍둥이 자녀가 함께 있었다.

공개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A씨가 쓰러지자 함께 타고 있던 여성이 A씨를 신속하게 바닥에 눕혔다. 이후 곧바로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

약 1분 정도 심폐소생술을 지속하자 A씨는 다행히 의식을 되찾았다. A씨 부부와 여성은 안도한 듯 서로를 껴안기도 했다.

백화점 측에서도 신속하게 제세동기를 들고 현장에 도착했으나, A씨는 이미 승강기에서 스스로 걸어서 나갈 정도로 완전히 의식을 되찾은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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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백화점의 승강기 안에서 60대 남성이 갑자기 쓰러지자 함께 탑승하고 있었던 간호사 이원정씨가 심폐소생술을 진행했다. SBS 보도화면 캡처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백화점의 승강기 안에서 60대 남성이 갑자기 쓰러지자 함께 탑승하고 있었던 간호사 이원정씨가 심폐소생술을 진행했다. SBS 보도화면 캡처
A씨를 살린 이 여성은 용인 세브란스 병원 심장내과 임상전담 간호사 이원정씨였다. 이씨는 지난해 쌍둥이를 낳은 뒤 육아휴직 중이었다.

이씨는 SBS에 “눈동자가 돌아가는 걸 보고 의식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숨소리가 거칠게 들렸기 때문에 심폐소생술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판단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심정지라는 게 골든 타임이 가장 중요한데, 정말 간절하게 심폐소생술을 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현장에 함께 있던 이씨의 남편은 “의연하게 대처하는 아내의 모습에 너무 감명받았다”며 “아이들 보는 앞에서 한명의 목숨을 살렸다는 게 너무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남편 역시 승강기 내 비상벨을 누르고 백화점 측에 상황을 설명하는 등 도움을 줬다.

앞선 지난 26일 이씨의 남편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통해 이러한 사연을 공개한 바 있다.

남편은 당시 상황을 전하며 “아내가 단 1초의 망설임 없이 할아버지의 옷을 젖히고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면서 “이 과정에서 아내는 할머니에게 ‘빨리 119에 신고하세요’라고 소리쳤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발, 제발’이라고 소리치는 아내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히 들리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A씨는 협심증으로 심장약을 복용하고 있어 의식을 잃은 뒤 빠른 대처가 중요한 상황이었다. A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간단한 진료만 받은 뒤 바로 퇴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그분 때문에 한 번 더 사는 것 같다. 그분한테 감사한 걸 많이 (느낀다)”며 “저도 좀 더 열심히 살겠다. 꼭 한번 찾아뵙겠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윤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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