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점퍼 벗어준 여경 사진은 연출? 사건의 전말은
김형우 기자
수정 2022-01-20 18:07
입력 2022-01-20 16:58
부산 금정구 구서동에 사는 이재호씨는 지난 14일 오후 2시쯤,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에서 술에 취한 70대 노인이 넘어져 다친 모습을 보고 119에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나 관내에 대형 사고가 발생해 구급차가 도착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답을 받았다. 이씨는 곧장 112에 신고했고, 5분도 채 되지 않아 남자 경위 한 명과 여자 순경 한 명이 현장에 도착했다. 이씨는 “여자 경찰관이 20대 초반 정도 되는 어린 친구였는데, 나이도 어린 친구가 노인이 춥다고 하니까 자기 점퍼를 덮어줬다”며 “주차금지 표지판에서 흘러나온 더러운 물에 몸이 젖은데다가 술에 취해 난리를 피우는데도 인상 하나 피우지 않고 노인에게 싹싹하게 말을 건넸다”고 회상했다.
이씨는 또 “여자 경찰관이 119구급대원과 함께 노인을 집까지 데려다주고는 더러워진 점퍼를 그대로 다시 입었다”며 “그러기 쉽지 않은데 솔직히 놀랐다”고 말했다.
경찰이 제보를 받아 공개한 사진은 당시 현장에 있던 주민 중 한 명이 촬영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씨에 따르면, 남자 경찰관은 뒤늦게 도착한 119구조대원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있었다.
이씨는 이번 사건을 보며 답답한 심경 또한 전했다. 그는 “자기 눈으로 직접 보지도 않은 사람들이 머릿속 상상으로 댓글로 남을 비난하는 모습에 화가 났다”며 “그런 상황을 자극적으로 기사화 한 일부 언론도 반성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젠더갈등이라 하더라도 잘한 건 칭찬할 수 있는 세상이 돼야 하지 않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앞서 부산경찰청은 15일 공식 페이스북에 추위에 떨다 쓰러진 노인에게 자신의 겉옷을 벗어준 여경의 미담을 공개했다가 조작 논란이 일자 게시물을 삭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오해 확산을 막고자 게시글을 삭제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