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이재명 ‘이토 히로부미’ 한심한 발상…정부 나서야”
류재민 기자
수정 2024-05-13 16:32
입력 2024-05-13 16:15
유 전 의원은 13일 오전 페이스북에 “일본 정부의 외압으로 네이버가 라인을 빼앗기게 된 이 급박한 상황에서 야당 대표의 행태가 한심하다”며 “이토 히로부미의 외고손자냐, 아니냐가 지금 이 문제의 핵심이라는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토 히로부미:조선 영토 침탈’, ‘이토 히로부미 손자:대한민국 사이버영토 라인 침탈’이라고 적은 게시물을 올렸다. 최근 라인야후에 유례없는 행정지도를 진두 지휘하면서 자본 구조 변경을 압박한 마쓰모토 다케아키 총무상이 이토 히로부미의 후손인 점을 들어 정부의 대응을 비판한 것이다.
유 전 의원은 이를 두고 “이토의 자손이 아니면 네이버 지분을 빼앗아도 이 대표는 입 다물 건가”라며 “논리적, 합리적으로 접근하지 않고 ‘너는 나쁜 조상의 후손이니까 나빠’ 식의 감정만 건드리는 포퓰리즘으로는 라인 사태에서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사태의 핵심은 일본 정부가 ‘자본 관계를 재검토하라’고 행정지도를 통해 압력을 행사했고, 그에 따라 라인야후와 소프트뱅크가 일사천리로 네이버 지분을 빼앗아 가는 상황을 우리 정부가 못 막고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이건 글로벌 스탠더드를 위반하는 일본 정부의 반시장적 조치이고 한일투자협정을 위배하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진작 강력히 막았어야 할 문제”라며 “우리 정부는 ‘네이버가 정확한 입장을 정해야 행동할 수 있다’고 뒤에 숨어버리고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네이버와 일본 소프트뱅크는 라인야후 지주회사인 A홀딩스의 지분을 절반씩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가 지난 2011년 선보인 라인은 현재 전 세계 월간 이용자 수가 1억 9600만명에 이르는 아시아 지역 대표 메신저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11월 네이버클라우드 서버가 제3자로부터 공격받아 라인앱 이용자 정보 등 약 51만 9000건이 유출된 것을 빌미로 네이버에 라인야후 지분 매각을 압박하고 있다. 마쓰모토 총무상은 지난 3월 라인야후가 네이버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지분 관계를 재검토하라는 행정지도를 내리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정부는 무엇보다 우리 국민과 기업의 이익을 최우선에 놓고 필요한 모든 일을 한다는 것이 일관된 입장”이라며 “정부는 우리 기업이 해외로부터 어떠한 불리한 처분이나 불리한 여건 없이 자율적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우리 기업의 의사에 조금이라도 반하는 부당한 조치에 대해서는 단호하고 강력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재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