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자유 보호… 투옥 언론인 석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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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수정 2025-05-14 00:09
입력 2025-05-13 17:42

교황 레오 14세 첫 기자회견

“언론인 구금, 국제 양심 향한 도전
말 무장 풀면 세상 비무장에 기여
약자의 목소리 모으는 소통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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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 14세 교황이 12일(현지시간) 바티칸의 바오로 6세 홀에서 열린 언론 접견 행사에 참석해 취재진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바티칸 AP 연합뉴스
레오 14세 교황이 12일(현지시간) 바티칸의 바오로 6세 홀에서 열린 언론 접견 행사에 참석해 취재진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바티칸 AP 연합뉴스


교황 레오 14세가 12일(현지시간) 6000여명의 기자들이 모인 가운데 이탈리아어와 영어를 섞은 인사로 첫 회견을 열었다.

레오 14세는 이날 바티칸 바오로 6세 홀에서 “목숨을 걸고 전쟁을 보도하는 이들을 생각한다”며 “정보를 얻은 사람만이 자유로운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언론의 사명을 일깨웠다.

이어 “투옥된 언론인들이 겪는 고통은 국제사회의 양심에 대한 도전”이라며 “언론의 자유라는 소중한 선물을 보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경없는기자회에 따르면 현재 구속된 언론인의 숫자는 전 세계적으로 최소 550명에 이른다. 교황은 “이들이 증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0분간의 연설을 마무리하면서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을 인용해 “크고 강압적인 소통이 아니라 약자의 목소리를 모을 수 있는 소통이 필요하다. 말을 비무장시키면 세상을 비무장시키는 데 이바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레오 14세는 농담을 곁들인 여유로운 분위기로 기자들을 만났다. 특히 “여러분이 마지막까지 깨어 손뼉을 친다면 그 박수는 입장할 때 받았던 것보다 더 귀하게 여기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첫 미국 출신 교황인 레오 14세에게 미 NBC방송 기자가 고향인 시카고 방문 계획을 묻자 “그럴 것 같지 않다”고 답했다. 또 한 여성이 셀카를 찍어 달라고 하자 교황은 정중하게 거절한 뒤 대신 악수했다. 휠체어에 앉은 여성에게는 머리에 손을 얹고 축복했으며 목도리를 선물받자 따뜻하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레오 14세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 정책을 계승하면서도 전임 교황은 입지 않았던 진홍색 망토인 모제타를 착용해 전통 또한 이어 갈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전날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첫 부활 삼종기도를 집전하며 “더이상의 전쟁은 안 된다”고 호소했던 교황은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로 납치된 우크라이나 어린이 수천 명의 귀국 문제와 휴전 제안을 교황과 논의했다”고 밝혔다. 또 국민에게 희망을 줄 것이라며 교황을 우크라이나로 초대했다고 덧붙였다.

윤창수 전문기자
2025-05-14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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