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소매를 하지 않는 곳도 있다. 집성목재는 1220㎜X2440㎜ 크기의 정해진 규격으로 장 단위로 팔지만, 제재목은 또 다르다. ‘재’라는 단위를 쓰는데, 익숙해지긴 전엔 어느 정도의 양인지 감이 잘 오지 않을 터다. 그리고 기껏 샀는데 목재의 질이 형편없다면 낭패를 겪을 수 있다.
시중에 나온 여러 목공 서적을 들여다봐도 목재 구매에 대해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게 이쪽은 순전히 경험을 쌓아가며 배워야 하기 때문이다.
온라인 카페 등에서 구매하는 방법도 있다. 예컨대 국내 최대 온라인 목공 카페인 ‘우드워커’에서는 개인 거래가 가능한 장터를 운용한다. 취미 목공인을 대상으로 목재를 파는 소규모 목재상이 꽤 많다. 제재목이라든가 도마로 쓸 원목, 각종 특수목 등을 사고팔 수 있다. 목재상이 직접 운영하는 소규모 온라인 카페도 이용해봄 직하다. 가끔 가는 한 온라인 카페에서는 회원을 대상으로 목재를 선착순으로 판매하는데, 운이 좋으면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살 수 있다. 카페에 올라온 것을 보고 전화를 걸어 예약한 뒤, 나중에 목재상에 찾아가 사는 식이다.
열쇠공방을 다닌다면 공방을 통해 목재를 구매해도 된다. ‘열쇠공방’은 공방 주인이 작업실에 목공 기계를 갖춰놓으면 회원들이 월세를 내고 사용하는 공방을 가리킨다. 회원들이 열쇠를 복사해 나눠 갖고 필요할 때 드나든다고 해서 붙인 이름으로, 쉽게 말해 유료 회원제 공방이다.
이런 공방은 목재를 거래하는 주 거래처가 따로 있게 마련이다. 공방에서 목재를 대량 구매할 때 자신의 것도 함께 사달라고 부탁하면 약간의 수고비를 받고 가져다주기도 한다. 주변 목재상을 직접 찾아다녀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예전에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 있는 가구제작 학원에 다닐 때 알게 된 한 목재소는 질 좋은 집성판재를 파는 곳으로 유명했다. 이곳의 고무 목재는 다른 곳에 비해 가격 대비 품질이 특히 우수했다. 목재소 대부분이 여러 목재를 두루 갖춰두긴 하지만, 이런 식으로 주력 목재가 따로 있는 경우가 많으니 꼭 체크해두도록 하자.
오크, 월넛, 메이플, 체리, 애시, 자작 등 최근 고급 가구 제작에 많이 쓰는 북미산 하드우드는 그야말로 가격과 품질이 천차만별이다. 가격도 비싼데다 운송비까지 고려하면 아무 곳에서나 살 수 없다. 소개를 받고, 괜찮은 곳들을 알아두는 게 좋다.
참고로 우리나라에서 목재가 가장 많이 모이는 곳은 인천 서구 북항 지역이다. 크고 작은 목재소가 밀집한 곳으로, 통나무 원목을 싣고 다니는 대형 트럭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대부분 도매를 주로 하지만, 전화해보면 소매하는 곳도 제법 있다. 특히 제재목은 직접 보고 구매를 결정해야 한다. 이런 곳을 많이 알아두면 큰 도움이 된다.
주로 사용하는 목재뿐 아니라 가끔 사용하는 목재가 있을 터다. 여기에 맞는 업체들도 시간이 날 때 조금씩 알아 두길 권한다.
목재 가격이 오르락내리락하기 때문에 목재상 대부분이 주기적으로 단가표를 만든다. 이메일 등으로 단가표를 미리 받은 뒤 방문해 실물을 확인해보고 배송을 어떻게 하는지를 알아본 뒤 구입하는 게 좋다.
관심은 가지만 섣불리 시작하기 어려운 목공. 해보고는 싶은데 어떨지 잘 모르겠다면 일단 한 번 글로, 눈으로 들여다보세요. 주말이면 공방에서 구슬땀 흘리는 김기중 기자가 목공의 즐거움을 이야기합니다. ‘김기자의 주말목공’은 매주 토요일 아침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김기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