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전체메뉴

사람도 도마뱀처럼 재생능력 가질 수 있을까

수정: 2022.11.28 14:01

사람 세포의 리프로그래밍과 도마뱀 재생능력에 공통인자 발견
하등동물 조직 재생에 관여하는 데스모플라킨 단백질
알츠하이머, 척추손상, 당뇨 등 난치성질환 치료 기대

확대보기

▲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속 리자드맨

IMdB 제공

도마뱀이나 도롱뇽 같은 동물은 사람이나 천적에게 꼬리가 잡히면 스스로 꼬리를 잘라내고 도망친다. 꼬리는 다시 재생되기 때문이다. 사람도 도마뱀처럼 다친 부위가 원래대로 깔끔하게 재생돼 기능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과학자들이 있다. 바로 재생의학 연구자들이다. 재생의학은 세포 및 조직의 손상 속도를 늦추거나 손상된 신체나 기능을 재생, 회복, 대체하는 것으로 알츠하이머, 척추손상, 당뇨 등 난치성 질환의 근본적 치료 대안으로 주목받는 분야이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는 빌런으로 도마뱀처럼 재생능력을 가진 리자드맨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SF가 아닌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이야기로만 알려져 왔다. 그런데 최근 국내 연구진이 도마뱀의 조직 재생에 관여하는 인자가 사람의 세포 리프로그래밍에도 활용된다는 사실을 발견해 화제가 되고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포스텍, 서울대, 한국뇌연구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공동 연구팀은 인간 세포의 리프로그래밍에 작용하는 데스모플라킨이라는 단백질이 하등 동물의 조직 재생에도 관여한다는 것을 규명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즈’에 실렸다.

양서류나 물고기 같은 동물 중에서는 신체 일부가 절단되더라도 해당 조직을 그대로 재생할 수 있는 조직 재생능력을 갖고 있지만 사람을 포함한 포유류에서는 이런 능력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진화적으로 포유류에도 공통된 유전자나 메커니즘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재생의학 분야 연구자들은 추정하고 있었다. 포유류에서는 조직 재생에 관여하는 세포가 발견되지 않아 현재 재생의학에서는 치료 세포를 이식하는 것에 그치고 있다.

확대보기

▲ 도마뱀의 재생능력 사람에게도 있을까

네이처 제공

재생의학의 핵심은 환자 맞춤형 치료 세포를 만들기 위한 리프로그래밍 기술이다. 대표적인 것이 환자 체세포를 이용해 필요한 세포로 분화시킬 수 있는 유도만능 줄기세포(iPSc)이다. 문제는 유도만능 줄기세포가 무한대로 자라는 특성 때문에 암세포를 비롯한 기형종을 만들 위험이 있다. 이런 단점을 극복한 것이 직접교차분화 기술이다. 분화를 끝낸 세포에 유전자나 화합물 같은 만능성 인자를 첨가해 원하는 세포로 전환하는 기술이다.

연구팀은 직접교차분화 기술의 메커니즘을 분석한 결과 세포의 리프로그래밍에 관련이 있는 단백질이 하등 동물의 재생능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밝혀냈다. 지느러미를 손상시킨 제브라 피시에서 데스모플라킨이라는 단백질 발현을 억제하자 지느러미 재생이 억제되되는 것이 관찰됐다.

연구를 이끈 김장환 생명연 박사는 “도마뱀의 재생능력이 왜 포유류에게서 나타나지 않는지는 생명과학자들에게 던져진 오랜 수수께끼였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도마뱀의 재생능력과 똑같은 메커니즘이 포유류에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만큼 새로운 재생의학적 원천기술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SNS에서도 언제나 '서울신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유튜브
  • 인스타그램
  • 네이버 채널
Copyright ⓒ 서울신문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