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 난동에 경찰 최루탄 진압… 한꺼번에 출구로 몰려 압사

이태권 기자
업데이트 2022-10-02 18:50
입력 2022-10-02 17:58

인도네시아 축구장 174명 사망

경기 패하자 관중 그라운드 난입
경찰과 충돌… 자동차까지 공격
최루탄 연기 속 탈출하려다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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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축구장 관중 폭동… 최소 174명 참사
인니, 축구장 관중 폭동… 최소 174명 참사 1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동부 자바 말랑의 축구경기장에서 흥분한 팬들이 그라운드에 난입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에 따르면 이날 경기 결과에 분노해 충돌한 양 팀 관중들이 진압에 나선 경찰을 피해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경찰을 포함해 최소 174명이 숨지고 180명 이상이 다쳤다.말랑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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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프로축구 경기 도중 팬들의 난동으로 최소 174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다치는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2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밤 인도네시아 동부 자바주 말랑 리젠시의 칸주루한 축구장에서 4만여명이 관람하던 ‘아르마 FC’와 ‘페르세바야 수라바야’ 팀 간의 경기 종료 직후 참사가 일어났다. 홈팀 아르마 FC가 2-3으로 무릎을 꿇자 흥분한 아르마 서포터스 약 3000명이 그라운드로 뛰어들었다. 아르마가 홈에서 페르세바야에 패한 것은 23년 만의 일이다.

제지에 나선 경찰이 쏜 최루탄에 놀란 관중들이 다급히 출구 쪽으로 달려 나가면서 뒤엉켜 넘어져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에밀 엘레스티안토 다르다크 동부 자바주 부지사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망자가 당초 알려진 129명에서 174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니코 아핀타 동부 자바주 경찰서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장은 무정부 상태가 됐다”며 “군중들이 경찰관과 차들을 공격하기 시작했고 팬들이 출구 게이트로 도망가면서 충돌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소셜미디어에 올려진 경기장 내부 영상에는 파란색 옷을 입은 아르마 팬들과 빨간색의 페르세바야 팬들이 경기장을 향해 돌진하고 진압복을 입은 경찰과 충돌하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 속 경기장은 자욱한 최루탄 연기 속에서 탈출하려는 군중들로 매우 혼란스러웠다.

이날 경기를 펼친 페르세바야와 아르마는 인도네시아의 프로축구 1부 리그인 BRI LIGA1에서 각각 10위와 9위를 기록한 라이벌이다. 인도네시아 축구협회(PSSI)는 일주일간 리그를 중단하고 진상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태권 기자
2022-10-03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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