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분 진행된 첫 기자회견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질문한 기자 이름 이례적 언급
용산 대통령실 청사 1층 브리핑룸에서 17일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은 120석의 기자석이 내외신 기자들로 꽉 찬 가운데 진행됐다. 과거 청와대 기자실보다 규모가 작아 사람들에게 가려 질문자가 보이지 않자 윤 대통령이 질문하는 기자를 찾느라 애먹는 모습도 보였다.
오전 10시 윤 대통령은 브리핑룸 연단 뒤에서 “안녕하세요”라는 인사와 함께 등장해 곧바로 모두발언을 시작했다. 모두발언이라기보다는 연설에 가까울 만큼 길었다. 윤 대통령은 연단에 선 채로 프롬프터 없이 준비해 온 발언 자료를 읽었다. 모두발언이 20분이나 걸리는 바람에 원래 40분으로 예고됐던 전체 기자회견 시간은 추가 질문까지 받으며 총 54분간 진행됐다.
모두발언에 이어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기자들이 경쟁적으로 손을 들자 사회자인 강인선 대변인은 “전부 (손을) 드셨네요”라며 웃음 짓기도 했다.
총 12명의 기자가 질문권을 받았는데, 이 중 3명은 외신기자였고 순서도 전반부에 기회를 줬다. 이를 두고 외국 매체를 지나치게 배려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 기자회견의 경우 외국 기자에게는 질문권이 거의 주어지지 않고 주더라도 회견 말미에 주어진다.
윤 대통령은 질문한 기자의 이름을 미리 알고 있는 듯 답변 과정에서 이름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역대 대통령들은 기자 이름을 외우거나 공개 석상에서 기자 이름을 말하는 경우가 없었다.
강 대변인이 “이것으로 윤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마치겠습니다. 지금까지 함께…”라며 기자회견을 끝내려고 하자 윤 대통령이 “잠깐만, 아까”라며 노조투쟁과 관련한 앞선 질문에 추가 답변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마친 후 기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 뒤 퇴장했다. 질의응답 시간이 짧았다며 한 기자가 아쉬움을 나타내자 윤 대통령은 웃으며 “좀더 할까요? 이따가”라고 농담을 해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기자회견에는 김대기 비서실장과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등 ‘2실장’과 최상목 경제·이진복 정무·안상훈 사회·최영범 홍보·강승규 시민사회 수석 등 ‘5수석’, 김태효 안보실 1차장 등 참모 8명이 배석했다.
여당에선 윤 대통령이 프롬프터 없이 기자회견을 한 데 대한 호평이 나왔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A4만 보고 읽던 어떤 대통령과는 차원이 다르다”며 문재인 전 대통령을 겨냥한 듯한 짧은 게시글을 올렸다.
이혜리 기자
2022-08-18 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