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원숭이두창 대량 백신접종 필요 없어”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업데이트 2022-05-25 23:11
입력 2022-05-25 23:11

남아공 질병 전문가들 밝혀

“코로나19처럼 확진자 폭발하진 않을 것”
“원숭이두창, 코로나만큼 전염성 높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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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 두창 환자의 피부 증상 나이지리아 질병통제센터 세계보건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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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공화국 질병 전문가들이 25일(현지시각) 아프리카와 유럽, 미국 등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늘고 있는 원숭이두창에 대한 대량 백신 접종을 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들은 또 코로나19처럼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애드리언 퓨런 남아공 국립전염병연구소(NICD) 소장은 “이 시점에서 우리는 원숭이두창 대량 백신 접종을 할 필요가 없다”면서 “유행병학 관점에서 우리는 조사할 것이 많다”고 말했다.

남아공은 아직 원숭이두창 발병이나 감염 의심 사례가 없다. 원숭이두창은 서부와 중부 아프리카 일부에서 발생해온 풍토병으로서 보통 가벼운 바이러스 감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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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 자료사진. 픽사베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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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보건 당국은 그러나 5월 초부터 최소 19개국에서 200명 이상의 의심 및 확진 사례가 나오면서 바짝 경계하고 있다.

NICD의 이머징동물원성및기생충질병센터 소속인 재클린 웨이어는 아프리카 바깥의 원숭이두창 발병과 관련해 “장소만 달리해서 벌어지고 있을 뿐 지금까지 우리가 보지 못한 어떤 것이나 낯선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원숭이두창은 코로나19를 유발하는 바이러스만큼 전염성이 높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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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미경으로 들여다본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현미경으로 들여다본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2022.5.23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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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두창, 유럽 동성애자
성관계 파티서 퍼진 듯” WHO 고문

세계보건기구(WHO) 고위급 고문은 원숭이두창 확산이 유럽에서 열린 동성 또는 양성애 남성이 성관계를 하는 두 차례 대규모 광란 파티에 발생한 사건인 것 같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헤이만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 교수는 지난 23일(현지시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선진국 원숭이두창 감염 확산은 스페인과 벨기에에서 개최된 두차례 광란의 파티(레이브)에서 동성애자와 양성애자 남성간의 성관계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현재 유력한 가설”이라고 말했다.

원숭이두창은 이전에는 아프리카 밖으로 널리 퍼진 적이 없다.

헤이만 교수는 “원숭이두창이 감염자의 병변에 밀접 접촉했을 때 퍼지는 걸 알고 있다”면서 “성적 접촉이 전이를 증폭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스페인 마드리드 고위 보건 담당자는 이날 지금까지 30건 이상 확인됐다고 밝혔다.

스페인은 최근 카나리아 제도에서 약 8만명이 참가한 가운데 개최된 게이 퍼레이드와 마드리드 사우나 사례 간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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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두창에 감염된 아이의 몸에 나타난 발진. 미국 CD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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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달리 공기로 전염 안 돼”
그는 그러나 “공기를 통해 전염되지 않고 백신이 있다는 점에서 코로나19와는 다르다”며 널리 퍼질 것 같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앞서 헤이만 교수는 20일엔 원숭이두창과 관련해서 WHO의 고문단 긴급회의를 주재하고 원숭이두창이 감염이 더 잘 되는 형태로 변이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원숭이두창 확산을 초래한 것이 성관계 자체인지 아니면 성관계와 관련된 밀접 접촉 때문인지는 구분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임피리얼 칼리지 런던의 바이러스학자인 마이크 스키너는 성행위는 본질적으로 친밀한 접촉을 수반하기 때문에 성적 지향에 관계없이 전염 가능성을 높인다고 말했다.

헤이만 교수는 “감염된 사람이 생식기나 손 등에 병변을 일으킨 뒤 성적 접촉 등 물리적으로 밀접한 접촉이 있을 때 퍼뜨렸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그리곤 국제 행사가 열려서 미국과 다른 유럽 국가로 퍼지는 씨앗이 됐다”고 말했다.

WHO는 원숭이두창 감염자에 대한 추적 범위를 확대함에 따라 향후 감염 사례가 더 많이 확인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원숭이두창은 그동안 주로 중·서부 아프리카에서 중심으로 발병했지만, 최근 들어 유럽과 북미 등에서 감염이 확인되면서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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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두창 사진.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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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본 “원숭이두창 해외 유입 강화”
현재 18개국 감염 171명, 의심 86명

원숭이두창은 발열·오한·두통·림프절부종과 함께 전신, 특히 손에 수두와 유사한 수포성 발진이 퍼지는 것이 특징인 바이러스성 질환이다. 천연두와 유사한 초기 증상이 나타나며 피부에 상처를 유발해 2차 감염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특별한 백신은 없지만 천연두 백신으로 85% 보호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4주간 증상이 지속되고 대부분 자연 회복되며 WHO가 밝힌 최근 치명률은 3~6%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이날 최근 각국에서 확산 중인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한 관리를 강화하고 국내 검사 체계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기일 중대본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에서 “오늘 중대본에서는 원숭이두창에 대해 논의한다”면서 “국제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바이러스의 해외유입 차단관리를 보다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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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두창 테스트 샘플 2022.5.25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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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괄조정관은 “방역당국은 이미 2016년에 원숭이두창에 대한 검사체계는 구축한 상황”이라면서 “국내 발생에 철저히 대비하기 위해 전국 시도의 보건환경연구원까지 검사체계를 확대하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이례적으로 아프리카 지역이 아닌 미국과 유럽 등에서 감염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원숭이두창은 현재까지 총 18개국에서 확진 환자 171명, 의심환자 86명이 보고됐다.

질병청 “PCR 검사로 감염 진단 가능”
‘관리대상 해외감염병’ 지정 검토


질병청은 2016년 원숭이두창 진단검사법 및 시약의 개발·평가를 완료했으며, 현재 질병청에서 실시간 유전자검사(PCR)를 통해 감염 여부 진단이 가능하다.

질병청은 “진단검사 체계 구축을 통해 원숭이두창이 국내에 유입됐을 때 신속히 환자를 감별할 수 있어 유행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질병청은 원숭이두창의 해외 발생 상황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앞으로 상황 변화에 따라 이 질병을 ‘관리대상 해외감염병’으로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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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내 코로나19 검사장에 한 시민이 의료진과 상담을 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이날 해외에서 감염 사례가 잇따르는 원숭이두창의 국내 유입 방지를 위해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2022.05.24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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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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