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속삭이듯 말하느냐”…총기난사 신고전화 끊어버린 미국 911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업데이트 2022-05-19 18:42
입력 2022-05-19 18:35

‘버펄로 슈퍼마켓 총격 참사’ 당시 상황실 직원 대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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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버펄로 총기난사 사건의 범인이 피해자가 백인인 걸 확인하고 사과했다는 생존자 측 증언이 나왔다. 데일리메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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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버펄로의 한 슈퍼마켓에서 총기 피살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응급구조 상황실 직원이 신고 전화를 받고도 중간에 끊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AP통신은 19일 문제의 911 상황실 직원이 현재 휴가를 낸 상태이며 이달 말 징계 청문회에 서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징계 절차를 밟고 있는 911 상황실의 한 여성 직원은 총격이 한참 벌어지는 상황을 긴급하게 알리려는 신고 전화를 받고도 목소리가 크지 않다는 이유로 전화를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력 사건 현장에서 접수되는 신고는 추가 피해나 보복을 우려한 신고자가 분명하게 정보를 전달하지 못할 가능성까지 감안해 세심하게 신고 내용을 파악하는 게 통상적이다.

하지만 이 사건에서 911 상황실의 대응은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총격이 발생하던 당시 911에 신고 전화를 했다는 슈퍼마켓 사무 보조원은 지역 매체와 인터뷰에서 “911 직원이 ‘왜 속삭이듯 말하느냐’면서 소리를 지르고는 전화를 끊었다. 그래서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대신 신고해 달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총격범이 들을까봐 무서워서 속삭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에리 카운티의 피터 앤더슨 대변인은 “사건 발생 이튿날부터 내부 조사가 진행됐다”며 “청문회에서는 해고가 청구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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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흘리는 총기난사 사건 생존자
눈물 흘리는 총기난사 사건 생존자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버펄로의 슈퍼마켓에서 벌어진 총기난사 사건 당시 상점 안에 있었던 여성이 15일 희생자 추모 기도회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2.5.16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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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사건은 슈퍼마켓에 있던 흑인 10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치는 참혹한 결과를 낳았다.

백인우월주의자인 18세 남성 페이튼 젠드런이 사전에 세운 계획에 따라 총기를 난사해 벌어진 참사로 기록됐다.

데일리메일이 인터넷 생중계 화면을 확보해 분석한 결과, 총격범은 한 남성이 백인인 걸 확인하고 겨눴던 총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미안하다”고 정중히 사과까지 한 후 자리를 떴다고 전해졌다.

김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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