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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음주운전 2회 이상 가중처벌 ‘윤창호법’ 위헌”

수정: 2021.11.25 22:39

구 도로교통법 헌법소원에 7대2 결정
“10년 전 행위와 지금 행위 ‘반복적’ 아냐
죄질 낮은 경우도 지나치게 엄한 처벌”

2회 이상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경우 가중처벌하도록 한 이른바 ‘윤창호법’이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5일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던 A씨 등이 “법조항은 위헌”이라며 제기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7대2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구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은 음주운전 금지규정을 2회 이상 위반한 사람은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상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했다. 해당 조항은 현행 도로교통법에도 그대로 있다.

2018년 9월 부산 해운대구에서 만취 운전자가 몰던 차에 치여 숨진 윤창호씨의 사망 사건을 계기로 처벌을 대폭 강화한 법 개정이 이뤄져 윤창호법으로 불린다.

다수 재판관들은 이 조항이 음주운전 금지규정을 반복 위반한 사람에 대한 처벌 강화 규정이지만 ‘반복’의 기준이 불명확해 과도한 형벌을 규정한다고 봤다. 즉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헌재는 “과거 위반행위가 10년 이상 전에 발생했고 그 후 음주운전을 했다면 이는 ‘반복적’인 행위라고 평가하기 어렵다”면서 “과거 범행을 이유로 아무런 시간적 제한 없이 무제한 후의 범행을 가중처벌하는 예는 찾기 어렵고 공소시효나 형의 실효를 인정하는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헌재는 “음주운전 금지규정을 2회 이상 위반한 경우라도 과거 위반 전력, 혈중알코올농도 수준, 운전 차량의 종류에 따라 죄질이 다르다”며 “대상조항은 법정형의 하한을 징역 2년, 벌금 1000만원으로 정해 비난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고 죄질이 비교적 가벼운 행위까지 지나치게 엄히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선애·문형배 재판관은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막대한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하고 그중 40%가량은 음주운전 단속 경력이 있는 재범에 의한 교통사고로 분류된다”면서 “반복되는 음주운전은 비난가능성이 매우 크므로 심판대상조항에 의한 재범 음주운전자의 가중처벌은 합리적 이유가 있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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