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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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릴레이 인상 신호탄… 가계 이자폭탄·中企 연쇄 도산 우려

수정: 2021.11.25 18:14

대출이자 상승으로 시름 깊어진 서민

주담대 年 6%·신용대출 이자 5% 초읽기
가계 이자 부담 규모 5조 8000억원 증가
올 9월 가계빚 1844조 9000억 사상 최대
“고정금리로 갈아타거나 상환 서둘러야”
‘발등에 불’ 中企는 은행권 대출만 881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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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 추가 인상한 25일 서울의 한 시중은행에 내걸린 대출 상품 안내문 앞을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날 기준금리를 0.75%에서 1.0%로 인상하면서 20개월 만에 0%대의 초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렸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제로(0) 금리 시대가 끝나고 ‘기준금리 1%대’ 시대의 서막이 올랐다. 한국은행이 25일 기준금리를 1%로 올리며 금리 릴레이 인상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이다. 초저금리를 맞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로 집을 사거나 주식·가상자산에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선 사람들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이자 6%, 신용대출 이자 5% 진입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이자 폭탄’이라는 부메랑을 맞게 됐다. 코로나19 여파로 대출로 연명한 중소기업(소상공인 포함)도 불어날 이자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가계부채 상승세는 둔화되겠지만 대출이자 상승에 따른 서민들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됐다. 이날 기준 시중 4대 은행(KB국민·우리·신한·하나)의 주담대 혼합형 금리는 3.85~5.19%, 변동형 금리는 3.58~4.95%, 신용대출(1등급·1년) 금리는 3.40~4.63%이다. 올 8월 기준금리가 한 차례 오르면서 주담대는 5%, 신용대출은 4%대로 치솟았다.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와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맞물리면서 향후 주담대 금리는 연 6%, 신용대출 금리는 연 5%를 웃돌 것이라는 관측이다. 기준금리가 0.25% 포인트 오르면 연간 가계이자 부담은 2020년 말 대비 2조 9000억원 증가한다. 올해 두 차례 인상됐기 때문에 5조 8000억원 늘어난다.

지난 9월 말 기준 가계 빚은 1844조 9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집값 폭등으로 주담대가 급증하면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가계부채 규제 강화로 주담대 규제가 커진 데다 금리까지 오르면서 대출도 줄어들고 집값 상승 폭도 둔화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통상 기준금리 인상 폭만큼만 대출금리가 오르는 게 아니라 더 오를 수 있어 집을 산 사람들이 체감하는 금리 인상 효과는 더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창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대출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대출자들은 고정금리로 갈아타든지 자금 여유가 있으면 빨리 갚아야 이자의 수렁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지난 8월 기준금리 인상으로 중소기업 대출금리도 상승한 데다 이번 추가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더 커졌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올 8~10월 중소기업 신용대출의 가중평균금리는 3.07~4.37%였다. 5~7월보다 0.16~0.47% 포인트 올랐다. 은행의 기업대출 금리는 통상 기준금리 인상 폭(0.25% 포인트)보다 큰 0.30~0.55% 포인트 수준으로 오르는 데다 기준금리가 1% 포인트 오르면 중소기업이 부담하는 영업이익 대비 이자 비용은 8.45% 포인트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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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말 기준 은행권의 기업대출은 1059조 3000억원으로, 가계대출(1057조원)보다 더 많다. 지난달에만 10조 3000억원이 늘었는데, 중소기업 대출이 8조원을 차지한다. 전체 기업대출 중 중소기업(소상공인 포함) 대출 규모도 881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기준 1244개 중소기업 중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을 충당하지 못하는 ‘취약기업’은 633곳(50.9%)이었다. 순차적인 금리 인상으로 이자를 감내하지 못하는 중소기업들의 연쇄 도산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리가 올라가면 담보물이 있는 가계부채보다 기업부채가 더 위험하다”면서 “중소기업, 특히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못 내는 한계기업들이 큰 타격을 받게 돼 있는데 금리 인상 시기에는 적극적인 정책금융을 펼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황인주 기자 inkpa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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