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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동심’ 굽이굽이 일상 회복

수정: 2021.11.12 04:23

[포토 다큐] 도시 어린이들의 이유 있는 ‘농산어촌 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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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 홍천으로 유학 온 박시화(9), 김현우(9) 학생이 계방천이 보이는 집 뒤 테라스에서 집 주변에서 얻은 호박 등으로 핼러윈 소품을 만들고 있다.

굽이굽이 산길을 지나 도착한 강원 홍천 원당초등학교. 수업이 한창 진행될 시간인데도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가 먼저 손님을 반겼다. 웃음소리의 진원지는 운동장 한쪽에 설치된 트램펄린장이었다.

●전교생 12명 중 5명, 유학생… 폐교 위기 학교 살려

이 학교는 작년만 해도 학생 수가 10명이 안 돼 폐교 위기에 처해 있었다. 그런데 현재 학생 수는 12명으로 늘었고, 이 중 5명이 외지에서 온 ‘유학생’들이다. 도시와 외국에서 코로나19를 피해 이곳으로 공부하러 온 학생들이 폐교 위기의 학교를 살린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지난해 초, 경기 판교의 한 초등학교에 입학한 현우는 학교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갓 입학해 모든 것이 낯설고 어색한 공간인데다 방역지침 때문에 친구들과의 대화조차 제재를 당하는 상황이 어린 현우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엄마 김소정(42)씨는 “학교에서 배워야 할 예절과 교우관계 등에 대한 교육이 오롯이 엄마의 몫이 되었다”면서 “집에서 화상수업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아이와의 관계도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돌이켰다. 매일 등교가 가능한 농산어촌 유학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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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 홍천 원당초등학교 운동장에서 학생들이 쉬는 시간에 트램펄린을 하며 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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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학년 학생수가 3명밖에 되지 않아 복식수업을 하는 원당초등학교 2, 3학년 교실칠판에 3명의 학생이름 옆으로 칭찬스티커가 붙어 있다.

●화상수업·방역지침에 학교 적응 못해 시골행

농산어촌 유학 정책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부터 있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1년 전부터 도시 학생들이 농촌 생활과 학교 체험을 할 수 있는 농촌유학센터를 전국 29개 지역에 만들었다. 하지만 참여율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지적을 당할 정도로 저조했다. 그러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청정지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농산어촌 유학이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서울교육청은 지난해 12월 전남교육청과 업무협약을 맺어 농산어촌 유학생들을 지원하고 있다. 첫해인 올 1학기에 80여명이었던 참가자는 2학기에 150여명으로 두 배가량 증가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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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체육시간에 학생들이 운동장에서 자전거 면허시험을 위해 자전거 안전교육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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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에서 유학 온 김현우 학생과 박시화 학생이 강원도에서 운영하는 강원에듀버스를 타고 등교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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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우 학생의 엄마 김소정씨가 자신만의 카페라고 말하는 집 마당 한켠의 테이블에서 집필작업을 하고 있다. 산촌생활을 하면서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이 카페처럼 자연에서 얻는 소소한 즐거움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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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당초등학교 체육관에서 학생들이 호버보드 교육을 받고 있다.

●“도시와 학습격차 줄일 교육프로그램 지원을”

아쉽게도 강원도에는 아직 이런 지원 프로그램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우 가족이 이곳을 선택한 것은 그만큼 농촌유학에 대한 갈망이 크고, 시급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저학년인 지금은 괜찮은데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도시와의 학습격차가 심해질 수밖에 없어 농촌유학을 오래 유지할 수는 없을 것 같다”며 “격차를 줄일 수 있는 특별 교육프로그램이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글 사진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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