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경매 직후 파쇄됐던 뱅크시 그림… 300억원에 다시 낙찰

홍희경 기자
홍희경 기자
업데이트 2021-10-15 09:29
입력 2021-10-15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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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경매에서 낙찰 뒤 파쇄됐던 뱅크시의 작품 ‘사랑은 휴지통에’.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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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경매에서 약 15억원에 낙찰된 직후 갈갈이 찢겨 화제가 된 뱅크시의 작품이 14일 영국 런던 소더비 경매에 다시 출품돼 1860만 파운드(약 300억원)에 낙찰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뱅크시의 ‘사랑은 휴지통에‘(Love is in the Bin)가 그 작품이다. 구매자는 아시아의 개인 수집가로 알려졌다.

이 작품은 원래 2018년 10월 ‘풍선과 소녀’(Girl Wiht Balloon)란 제목으로 경매에 나왔고, 104만 파운드(당시 환율 15억원)에 낙찰됐다. 그런데 당시 낙찰과 동시에 경고음이 울리며 그림이 액자 밑에 설치된 분쇄기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뱅크시가 현대 미술시장의 작품거래 관행을 조롱하기 위해 액자에 분쇄기를 설치, 낙찰과 동시에 작품을 조각내 없애 버리는 시도를 했던 것이다.

현장의 관계자들이 급히 분쇄를 멈췄을 때엔 이미 작품의 절반이 잘린 상태였지만, 낙찰자는 이 작품을 그대로 소장키로 했다. 그리고 작품 명을 ‘사랑은 휴지통에’로 바꾼 이 작품은 잘리기 전의 20배 가까운 가치를 인정 받았다. 또 뱅크시 작품 중 역대 최고액 작품인 ‘의회의 위임’(1210만 달러)에 비해서도 2배 이상의 낙찰가를 기록하게 됐다.

뱅크시 그림과 판화를 취급하는 런던의 갤러리 아코리스 안디파는 ‘사랑은 휴지통에‘와 관련해 “정말 악명높은 작품이다. 레오나르도의 ‘살바토르 문디’와 더불어 지난 2, 3년 동안 세계에서 가장 화제가 된 작품이다”라고 소개했다. 도시의 거리와 건물에 벽화를 그리고 회화와 판화 작업을 하는 뱅크시는 주로 전쟁과 아동 빈곤, 정치의 위선 등을 풍자하고 평화와 동심을 묘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화가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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