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김여정 담화엔 “언제 했나?” 청약통장엔 “집 없어서”[김유민의돋보기]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업데이트 2021-09-27 08:16
입력 2021-09-27 08:16

토론 중 자주 말문 막히는 모습
어렵지 않은 질문에도 동문서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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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홍준표 의원(왼쪽),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6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채널A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 경선후보 3차 방송토론회에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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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의 3번째 방송토론이 열린 26일에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말문이 막히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최근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연이은 담화를 발표한 것과 관련해서는 “언제 했습니까? 이번에?”라고 되물으며 보는 이로 하여금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홍준표 의원은 이날 방송토론에서 윤 전 총장에게 “김여정이 군사적 균형을 깨지 말라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경고했다. 어떻게 보나”라고 물었는데 윤 전 총장은 “언제했습니까? 이번에?”라고 되물었다. 홍 의원은 “그걸 모르면 넘어가겠다”고 다른 질문을 했고, 윤 전 총장은 “죄송하다”고 답했다.

윤석열 전 총장은 이 답변으로 안보 문제에 대해 기본적인 뉴스조차 숙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줬다. 또 홍 의원은 “작계(작전계획) 5015를 아느냐, 발동되면 대통령으로서 무엇을 제일 먼저 할 것이냐”고 물었는데 윤 전 총장은 “한번 좀 설명해 주시죠”라고 답했다. 홍 의원은 재차 “아시냐고 물었다”고 했지만 윤 전 총장은 “(북한의) 남침이나 비상시에 발동되는 것 아니냐”고 말하며 말끝을 흐렸다.

홍준표 의원은 윤 전 총장의 답변이 시사하는 문제를 놓치지 않았다. 홍 의원은 “발동이 되면 대통령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라고 지적했고 윤 전 총장은 “제가 대통령이라면 미국 대통령과 먼저 통화하겠다”고 답했다. 홍 의원은 “작계 5015가 되면 이미 미국 대통령과 협의가 끝난 것”이라고 설명하며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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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주택청약통장’ 엉뚱 답변 논란
윤석열 ‘주택청약통장’ 엉뚱 답변 논란 유튜브 유승민TV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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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통장, 집 없어서 만들어보지 못했다”
무주택자가 아파트 분양 청약을 할 때 필수적인 주택청약통장을 만들어본 적이 있냐는 질문에도 윤 전 총장은 상식밖의 답변을 내놓았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집이 없어서 만들어보진 못했다”라고 답했고, 유승민 전 의원은 “집이 없으면 (주택청약통장을) 만들어야죠”라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은 “한번도 해본 적은 없습니다만”이라고 재차 답했고, 일제히 ‘청약통장이 뭔지도 모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와 관련 윤석열 캠프는 늦은 결혼 탓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는 취지로 해명했지만 “일반 서민들이 어찌 사는지, 부동산 문제가 뭔지 정말 하나도 모르는 것”, “집이 없어서 만들어본 적이 없다? 청약통장이 뭔지 모르는 건가”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유승민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의 ‘군 의무복무자에 주택청약 가점 5점’ 공약이 자신의 공약을 베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유 전 의원은 “이 공약이 내 공약과 똑같다. 숫자까지 똑같다. 남의 공약이 좋다고 생각하면 베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공약을 이해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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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부산 국밥집서 식사
윤석열, 부산 국밥집서 식사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7일 낮 부산 서구에 있는 한 국밥집에서 국민의힘 부산 국회의원들과 식사하면서 한 시민으로부터 소주를 받고 있다. 2021.7.27
부산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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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통장 모르면서 부동산 공약은 이해하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집 장만의 기본도 모르면서 현 정부를 비판하고 이런저런 공약을 내놓는 것은 기만”이라며 “열거하기 힘들 정도의 잦은 실언, 무지와 안하무인의 태도로 국민께 상처를 드리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신현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윤 전 총장은 자당 후보들의 주요 공약을 토씨 하나까지 그대로 베껴 빈축을 사고 있다. 후보별로 ‘골라 담기’ 공약 쇼핑을 한 수준”이라며 “졸속 출마로 인기몰이에 급급하다 결국 ‘표절 맛집’으로 등극했다. 오죽하면 자당 내에서 ‘윤도리코’라는 비아냥까지 나오겠냐”고 비꼬았다.

전용기 대변인은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윤석열 후보, 박근혜보다 더하다. 청약통장의 의미도 모르는데 전·월세로 고통받으며 대출 문제로 걱정하는 서민의 심정을 알기나 하겠느냐”고 했고, 김남국 의원 역시 “도대체 청약통장도 모르면서 본인이 나와서 읽고 있는 부동산 공약을 과연 이해하고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한편 지난 6월 관보에 게재된 고위공직자 재산등록 사항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퇴직일인 지난 3월 6일 기준 공시지가 15억 5500만원가량의 서울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복합건물을 포함해 71억 6900만의 재산을 신고했다. 윤 전 총장 부부의 재산은 대부분 배우자 김건희씨 명의로, 김씨는 아크로비스타 복합건물과 51억 600만원 가량의 예금, 2억 6000만원 상당의 토지를 보유하고 있다. 윤 전 총장 본인 명의의 재산은 예금 2억 4000만원이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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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윤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오른쪽)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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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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