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될까봐” 아기 낳자마자 4층 아래로 던져 숨지게 한 20대

수정: 2021.08.03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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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아살해 혐의 징역 2년 확정

경제적인 어려움을 이유로 아기를 낳자마자 4층 아래로 던져 숨지게 한 20대 여성에게 징역 2년이 확정됐다.

의정부지법 형사4-3부는 지난달 22일 영아살해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A(29)씨의 항소와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고 3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월 16일 오전 6시쯤 부모와 함께 살던 집의 화장실에서 몰래 분만한 뒤 아기를 화장실 창문을 통해 4층 아래로 던져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일 오후 건물 사이에 아기가 숨져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아기는 알몸 상태로 탯줄도 달려 있었다.

앞서 A씨는 지난해 7월 임신한 것을 알았다. 남자친구 B(24)씨와 사이의 아이였다. A씨는 이미 전 남편과 사이에 낳은 아이를 부모 집에서 키우고 있었다. 이혼 후 B씨를 만났으며, 지난해 2월에도 임신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A씨는 경제적인 이유로 아기를 키울 수 없다고 판단해 낙태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얼마 뒤 A씨는 또다시 임신했다. A씨는 이미 아이가 있는 데다 결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또 아기를 낳으면 부모에게 짐이 된다고 생각해 이를 숨겼다. 경제적으로 준비돼 있지 않은 B씨가 이 사실을 알면 헤어지자고 할까 봐 말하지 않았고, 산부인과 진료도 받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인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형사6단독은 지난 4월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5년간 아동 관련 기관의 운영, 취업, 사실상 노무 제공의 금지도 명령했다.

A씨는 1심 판결에 불복했고 검찰도 “양형이 너무 가볍다”며 항소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A씨와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원심에서 충분히 고려해 형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원심 양형이 너무 가볍거나 무겁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경황이 없는 상황에서 범행했다고 주장하지만 피고인의 나이 정도면 상황 판단을 잘해서 현명하게 대처했어야 했다”고 질책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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