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가 돌아왔다…국민의힘 대권 역학 구도 ‘요동’

이하영 기자
업데이트 2021-06-24 17:58
입력 2021-06-24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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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에 복당할 것을 밝히고 있다. 2021. 5. 10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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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 홍준표 의원이 24일 국민의힘으로 돌아왔다. 21대 총선 공천에서 험지 출마 문제로 갈등을 빚다가 25년간 몸담았던 당을 떠난 지 1년 3개월여 만에 복당한 것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제외하면 야권 주자 가운데 여론조사 지지율이 가장 앞서 있는 홍 의원이 복당하면서 야권 대권구도에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국민의힘 최고위원회는 이날 회의에서 홍 의원의 복당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홍 의원 복당으로 지난해 총선에서 무소속 출마 후 당선된 4인(권성동·김태호·윤상현·홍준표) 가운데 윤 의원만 무소속으로 남게 됐다. 국민의힘 의석은 103석이 됐다.

홍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어쩔 수 없이 잠시 집을 떠나야 했던 집안의 맏아들이 돌아온 셈”이라며 “공정과 자유, 서민과 소통을 기치로 삼아 정권교체를 위한 한 알의 밀알이 되겠다”고 밝혔다. 특히 홍 의원은 “헌정사·정당사 초유의 젊은 리더십과, 수신제가(修身齊家)의 도덕성과 준비된 경륜을 가진 대선후보 창출로 정권교체를 반드시 이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젊은 당 대표가 됐는데 아무 경륜 없는 사람이 대선후보가 되면 신뢰를 받을 수 없다. 노련한 국정운영을 할 수 있는 사람과의 조합이 국민이 가장 바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X파일 논란이 불거진 윤 전 총장을 겨냥한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홍 의원은 또 “나라를 통치하는 데 검찰 수사(능력)는 1%도 안 된다”, “지금 여론조사 지지율이 내년 3월까지 간다고 보나”, “본인이 검증을 피하려고 해선 못 피할 것”이라는 등 윤 전 총장을 향해 날 선 메시지를 쏟아냈다.

홍 의원의 복당은 야권 대권구도 변화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당내에선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하태경 의원 등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때 탈당했던 바른정당계 인사들만 대권 경쟁을 하고 있었다. 홍 의원은 탄핵 이후 무너진 당을 대표해 19대 대선에 출마했으며, 여전히 전통 당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준석 대표가 ‘8월 경선 버스 출발론’을 내세우고 있어 홍 의원의 복당이 당 밖 주자들의 입당을 앞당기는 ‘촉매제’ 역할을 할 수도 있다.

홍 의원의 저격수 본능이 당에 리스크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강경 보수 이미지가 중도층을 멀어지게 할 수 있고 윤 전 총장에 대한 과도한 공격이 자칫 야권을 공멸로 몰고 갈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이준석 체제가 들어선 이후 문제적 발언·행동이 나온다 해도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겨 홍 의원의 복당을 빠르게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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