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몰래 카메라’인 줄”…北김정남 암살범의 변명

수정: 2021.05.05 10:14

“두달 전부터 얼굴 만지는 연습 7~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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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석방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 사건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던 베트남 여성 도안티 흐엉.
콸라룸푸르 AP 연합뉴스

2017년 2월 말레이시아에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살해한 베트남 여성 도안 티 흐엉(32)이 4일 한국 언론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북한 공작원에게 어떻게 이용됐는지 털어놓았다.

흐엉은 SBS와 인터뷰에서 암살 2개월 전부터 치밀하게 이뤄진 사전 준비 과정에 대해 “유튜브 촬영을 한다며 미스터 와이라는 사람을 소개받았다”며 “오렌지 주스나 베이비 오일 같은 액체를 바르고 사람 얼굴을 만지는 방식의 몰래카메라 촬영을 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예행 연습은 7~8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흐엉은 유튜브에 소개할 ‘깜짝 카메라’로 알고 암살을 실행했다. 흐엉은 암살 당일을 회상하며 “그 날도 다른 촬영일처럼 재밌는 동영상을 촬영한다고 갔다. 나하고 다른 여성 배우가 뒤에서 남성 배우를 놀라게 하면 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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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9년 후지TV가 방영한 도안 티 흐엉 인터뷰에서 흐엉은 자신을 포섭한 ‘미스터 와이’란 인물로 북한 공작원인 이지현을 지목했다. 왼쪽은 흐엉의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이지현의 모습. 유튜브 캡처

오렌지 주스 등을 손에 묻히고 진행했던 예행 연습과 달리 암살 당일 흐엉은 맹독성 신경작용제를 손에 묻혔다. 이후 김정남의 얼굴을 만졌고, 김정남은 현장에서 즉사했다.

그는 “(피해자와 가족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흐엉은 살해 혐의로 구속돼 징역 3년 4개월을 선고받았지만 모범수로 감형받아 2019년 5월 석방됐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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