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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 퇴출” 靑청원, 사흘만에 16만명…가능성은?(종합)

수정: 2021.04.12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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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선 “TBS, 방송 지원 중단은 언론 탄압”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2일 TBS교통방송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뒤 진행자 김어준(왼쪽)씨와 촬영한 사진.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페이스북 캡처. 2021-03-27

방송인 김어준씨를 TBS 교통방송에서 퇴출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청원 사흘 만에 16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지난 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김어준 편파 정치방송인 교통방송에서 퇴출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에 12일 낮 12시 40분 현재 16만명 이상이 참여했다.

“김어준, 교통방송서 퇴출하라” 청원

청원인은 “서울시 교통방송은 말 그대로 서울시의 교통 흐름을 실시간 파악해서 혼란을 막고자 존재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김어준은 대놓고 특정 정당만 지지하고 그 반대 정당이나 정당인은 대놓고 깎아 내리며 선거나 정치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국민들의 분노로 김어준을 교체하고자 여론이 들끓자 김어준은 차별이라며 맞대응을 하고 있다”며 “교통방송이 특정 정당 지지하는 정치방송이 된 지 오래이건만 변질된 교통방송을 바로잡자는 것이 차별인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서울시 정치방송인 김어준은 교통방송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촉구했다.

청와대는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국민청원에 대해서는 담당 비서관이나 부처 장·차관 등을 통해 공식 답변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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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어준 퇴출 청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김어준씨는 지난 5일 자신이 진행하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국민의힘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와 관련한 의혹을 제기하는 익명의 제보자 5명의 인터뷰를 약 90분 동안 내보냈다.

또 4·7 재보궐선거 출구조사가 발표된 뒤 ‘편파방송’ 지적을 받자 “(뉴스공장은) 선거기간 동안 오세훈, 박형준 후보를 한번도 인터뷰 못한 유일한 방송일 것”이라며 “끊임없이 연락했는데 안 되더라. 차별 당했다”라고 항변했다.

20만명 넘어도 김어준 퇴출 가능성 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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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8대 서울특별시장에 당선된 오세훈 시장이 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으로 첫 출근 후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방송인 김어준씨.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김어준 뉴스공장 TBS 유튜브 캡처

그러나 국민청원 동의 수가 답변 요건 기준인 20만명을 넘어도 실제로 이로 인해 TBS에서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폐지되거나 김어준씨가 퇴출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을 전망이다.

TBS가 예산 측면에서는 서울시에 거의 대부분을 의존하긴 하지만, 서울시의 인사권이 직접적으로 미치지 않는 독립법인이 됐기 때문이다.

서울시, 독립법인 TBS에 인사권 전횡 불가능

현재 TBS는 서울시의 사업소가 아닌 서울시의 출연기관으로서 독립법인이다. 지난 2019년 방송통신위원회의 ‘TBS 독립법인 변경 허가’ 의결에 따라 TBS는 지난해 2월 ‘서울시 미디어재단 TBS’로 출범했다.

독립재단인 TBS의 고위 임원은 임원추천위원회가 임명·해임한다. 임원추천위원회 7명의 임명권은 ▲서울시장(2명) ▲TBS이사회(2명) ▲서울시의회(3명)이 각각 갖고 있다.

서울시의회와 TBS이사회가 동의하지 않는 이상 서울시장 독단으로 인사를 마음대로 바꿀 수 없다. 게다가 현재 서울시의회 의원 109명 중 101명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이기 때문에 그 가능성은 더더욱 희박하다.

TBS 고위 임원 역시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제기된 정치적 편파성을 부인한 바 있어 TBS이사회의 동의 역시 얻어내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강택 TBS 대표는 지난 2019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해 해당 프로그램의 정치적 편향성 지적에 대해 “사안의 중대성, 시의성, 뉴스 가치에 따라 미디어 전문성 논의로 파악하지 정치적 기준으로 좌우를 판단하지 않는다”며 “다만 결과적으로 그렇게 보이도록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서울시 지원 예산 의결권도 서울시의회에

서울시가 TBS에 지원하는 예산 삭감도 쉽지 않다.

TBS는 독립재단이지만 지난해에도 전체 예산 505억원의 76.8%인 388억원을 서울시 출연금으로 충당했다. 서울시 지원 없이 자립하기 어려운 ‘반쪽 독립’ 상태인 셈이다.

그러나 이같은 예산안 심의·의결은 서울시의회가 결정권을 쥐고 있다.

서울시가 국민청원에 따라 예산 삭감을 하려 해도 민주당이 절대 다수인 현 서울시의회에서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

오세훈 시장이 김어준씨를 향해 주문한 “교통정보만 제공하라”는 요구 역시 실현 가능성이 낮다.

오세훈 시장의 요구는 ‘방송 편성의 자유와 독립’을 규정한 방송법 제4조 위반이 될 소지가 있다.

TBS 역시 “TBS의 시사보도는 적법하다”는 공식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지난 5일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이 페이스북을 통해 “TBS의 시사보도는 불법”이라는 주장을 제기하자 TBS 측은 “방통위가 배부한 TBS의 방송허가증에는 교통과 기상을 중심으로 한 방송사항 전반이라고 명시돼 있고, TBS에 금지하고 있는 것은 상업광고 방송뿐”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며 반박한 바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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