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직무정지 취소’ 가처분 준비…검사들 “秋 법치 훼손” 첫 집단행동(종합)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업데이트 2020-11-25 19:52
입력 2020-11-25 19:22

대검 연구관들 “추미애, 법치주의 심각히 훼손” 집단행동 신호탄

野 법사위원, 대검 차장검사 면담 공개
윤석열, 자택에서 법적대응 준비
평검사들 7년 만에 평검사 회의 추진

평검사들 내부전산망에 항의글 잇따라 올려
“위법부당한 징계권 행사 좌시하지 않아야”
국민의힘, 내일 윤석열 국회 출석 재요구
野 “단독으로라도 尹에 현안 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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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尹 극한 대치
秋·尹 극한 대치 법무부 장관이 현직 검찰총장을 직무에서 배제하는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검찰 인사, 검언유착 등 사사건건 부딪쳐 온 추미애(왼쪽)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오른쪽) 검찰총장의 갈등도 절정에 치달았다. 추 장관은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기자실을 찾아가 긴급 브리핑을 열고 6가지 사유를 들어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 및 직무 정지 방침을 밝혔다. 윤 총장은 즉각 반발하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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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2019. 11. 8.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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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직무배제 명령에 따라 출근을 하지 못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25일 자택에 머무르면서 법적 대응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 총장은 이날 야당의 요청에 따라 국회에 출석하려 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대검찰청 검찰연구관들이 추 장관의 윤 총장에 대한 직무정지 및 징계처리에 대해 “위법하고 부당하다”면서 “법치주의를 훼손했다”고 항의했다. 34기 이하 연구관들은 회의를 거쳐 이런 입장을 밝히면서 집단행동의 첫 신호탄을 쐈다. 일선 검찰청에서는 추 장관의 조치에 반발한 검사들이 7년 만에 평검사 회의를 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윤석열 직무배제에 일선 검사들
상당한 분노 우려, 걱정될 수준”

국민의힘에 따르면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는 이날 대검을 방문한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원들에게 “윤 총장이 추 장관의 직무정지 결정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자택에서 법률 대응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차장검사는 이날 오전 열린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와 관련해서도 “윤 총장이 (법사위 출석을 위해) 자택에서 국회로 올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조 차장검사는 “윤 총장의 직무배제와 관련해 일선 검사들의 상당한 수준의 분노와 우려가 걱정되는 수준”이라며 “내부 전산망에 댓글을 다는 등의 형태로 항의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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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를 청구하고 직무집행 정지 명령을 하자 윤 총장은 끝까지 법적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추 장관 조치의 적법성을 놓고 긴 법적 다툼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25일 국회에서 열린 공수처장후보자추천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추 장관.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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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기 이후 대검연구관들 입장 발표
“추미애 처분, 검찰 업무 독립성 침해”

“수긍하기 어려운 절차로 직수행 못하게 돼”

실제로 이날 대검찰청 검찰연구관들은 추 장관의 윤총장에 대한 직무배제 명령에 대해 “법무부 장관의 처분은 검찰 업무의 독립성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법치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고 항의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 34기 이하 검찰연구관들은 이날 오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검찰총장 징계청구 및 직무집행정지에 대한 대검 연구관 입장’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연구관들은 “검찰총장은 검찰의 모든 수사를 지휘하고 그 결과에 책임을 지며 법률에 의해 임기가 보장된다”면서 “수긍하기 어려운 절차와 과정을 통해 전격적으로 그 직을 수행할 수 없게 했다”고 강조했다.

연구관들은 “검찰이 헌법과 양심에 따라 맡은 바 직무와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법무부 장관께서 지금이라도 징계청구 및 직무집행정지 처분을 재고해 주시길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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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2020. 11. 25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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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검사 회의 26일 움직임… 7년 만
“어떤 식으로든 의견 표명 이뤄질 것”

검찰 내부게시판에 추미애 비판글 잇달아

평검사회의 소집 권한이 있는 사법연수원 36기 검사들은 36기 이하 평검사들을 대상으로 26일 회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과 서울남부지검, 춘천지검 등의 수석급 평검사들은 윤 총장의 직무배제 사태를 놓고 평검사 회의를 개최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안건은 추 장관의 검찰총장 직무배제 조치 적절성으로, 대부분 회의 개최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고 한다. 개최가 결정될 경우 즉시 전국 지방 검찰청별로 회의를 열고 입장을 밝힐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관계자는 언론에 “36기들이 주도해서 평검사 회의 개최 여부, 방법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남부지검 관계자도 “수석 검사들 간 회의 개최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전했고, 춘천지검의 관계자도 “회의가 열리면 어떤 식으로든 의견 표명이 이뤄질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대전지검에서는 평검사 회의를 열기로 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검찰 내부게시판에는 전날부터 평검사부터 부장검사까지 잇달아 추 장관 조치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일선 검사들은 윤 총장의 직무배제가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닌, 검찰의 중립성을 흔드는 일이라며 반발하는 분위기다.

각 검찰청에서 평검사 회의가 열릴 경우 검찰 내부망에 성명 형식으로 게시할 것으로 보인다. 평검사 회의 진행 상황에 따라 검사장급 이상 간부들까지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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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장관 고발나선 법세련
추미애 법무장관 고발나선 법세련 이종배 법치주의바로 세우기 행동연대(법세련) 대표가 25일 서울 서초구 대첨찰청 로비에서 열린 추미애 법무부 장관 고발 기자회견을 마친 뒤 고발장 접수를 위해 민원실로 향하고 있다.

법세련은 이날 “추 장관이 주장한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 혐의는 대부분 과장?왜곡되고 허위사실이 포함돼 징계 및 직무배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라면서 추 장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다. 2020.11.25/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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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들 ‘추미애 檢 중립성 흔든다’ 반발
“정치 폭거 분명히 기억, 역사 앞에 고발”

실제로 검사장급 이상 검찰 간부 중에서도 이번 사태와 관련해 어떤 식으로든 의견 표명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공감대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 검찰청의 한 부장검사는 “고검장이나 검사장들도 서로 협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한다”고 전했다.

추 장관을 비판했다가 ‘커밍아웃’ 검사로 되려 저격당했던 이환우(43·사법연수원 39기) 제주지검 검사는 “정치적 폭거를 분명히 기억하고 역사 앞에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정농단 수사를 했던 김창진(45·31기) 부산동부지청 형사1부 부장검사는 “검사로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해 복무하되 이와 같이 위법하고 부당한 징계권 행사를 좌시하지 않는 것이 국민이 우리에게 부여한 의무란 생각이 든다”고 분개했다.

조 차장검사는 또 추 장관이 윤 총장에 대한 징계청구 사유로 든 ‘재판부 불법 사찰’ 의혹과 관련, “법무부 장관이 공개적으로 감찰 지시한 부분이 아닌데 징계 사유로 들어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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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를 청구하고 직무집행 정지 명령한 다음날인 25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 검찰 깃발이 바람에 날리고 있다. 2020. 11. 25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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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 지시 내려진 대검 감찰부,
대검 수사정보담당관실 압수수색

‘조국 재판부 사찰’ 의혹 확인차
尹대행 차장검사 등 간부들 사전인지 못해


국민의힘은 조 차장검사의 이러한 발언을 토대로, 추 장관의 측근으로 꼽히는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이 과거 대검 반부패부장 시절 보고 받은 문건을 사찰 의혹의 근거로 삼으며 감찰 과정에 적극 개입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법사위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국회 회견에서 “문건을 알고 있는 사람이 몇 안 되는데 그중 하나가 심 국장”이라며 “감찰을 지시했는데 ‘이것도 있다’며 역으로 감찰이 진행됐다는 추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조 차장검사를 비롯해 이정현 공공수사부장, 이창수 대변인, 변무곤 정책기획과장 등 면담에 배석한 대검 간부들이 이날 대검 감찰부의 대검 수사정보담당관실 압수수색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대검 감찰부는 이날 판사에 대한 검찰의 불법사찰 의혹과 관련해 대검 수사정보담당관실을 압수수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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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도읍 법제사법위원회 간사를 비롯한 법사위원들이 25일 법사위 전체회의 산회 등과 관련해 법사위회의실 앞에서 이야기를 하고있다. 김도읍 의원이 전체회의 개회 요구서에 윤석열 검찰총장이 포함됐다는것을 설명하고 있다. 2020. 11. 25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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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도읍 법제사법위원회 간사를 비롯한 법사위원들이 25일 법사위 전체회의 산회 등과 관련해 법사위회의실 앞에서 이야기를 하고있다. 김도읍 의원이 전체회의 개회 요구서에 윤석열 검찰총장이 포함됐다는것을 설명하고 있다. 2020. 11. 25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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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차장검사까지 패싱하고 압색?
대검 감찰부, 총장 감찰권한 없어 불법”

법무부에 따르면 한동수 감찰부장이 이끄는 대검 감찰부는 법원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이날 수사정보담당관실 소속 직원들의 컴퓨터 등을 확보해 포렌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추 장관이 전날 윤 총장에 대한 징계청구와 직무배제 조치를 하면서 근거로 든 ‘재판부 사찰’ 부분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다.

추 장관은 이날 대검 감찰부의 압수수색 관련 보고를 받고 “현재 수사 중인 혐의 이외에도 추가적인 판사 불법사찰 여부나 그 밖에 총장이 사적 목적으로 위법·부당한 업무 수행을 한 게 있는지 감찰하라”고 지시했다.

김 의원은 “대검 차장검사까지 패싱하고 법무장관이 대검 감찰부장에 직접 지시해 감찰이 이뤄졌다”며 “대검 감찰부는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 권한이 없으므로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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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와 관련한 입장을 발표한 뒤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2020. 11. 25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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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도읍 법제사법위원회 간사를 비롯한 법사위원들이 25일 법사위 전체회의 산회 등과 관련해 법사위회의실 앞에서 이야기를 하고있다. 김도읍 의원이 전체회의 개회 요구서에 윤석열 검찰총장이 포함됐다는것을 설명하고 있다. 2020. 11. 25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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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읍 “민주당 주요인사들, 직무정지
하루 전 알았으면서 靑, 15분 전 보고”

野 “윤석열 국회 온다” 알리자
윤호중 “누구 멋대로 회의 들어와”
15분 만에 법사위 산회해 불발

한편 김도읍 의원은 “민주당 주요 인사들이 윤 총장의 직무 정지에 대해 하루 전에 알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그런데 청와대는 15분 전에 보고받고 대통령이 아무 말이 없었다고 한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이 이미 충분히 윤 총장에 대한 추 장관의 직무정지 조치를 알고 있었으면서도 마치 전날 이에 대한 적정한 조치를 할 겨를도 없이 직무정지 직전에 보고를 받았다고 거짓으로 국민에 알렸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오는 26일 오전 법사위 전체회의 개의를 다시 요구한 상태다. 윤 총장이 국회에 출석할 경우 단독으로라도 현안질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당초 법사위원들은 이날 추 장관과 윤 총장을 불렀지만 국회로 온다는 말에 윤호중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위원회가 요구한 적도 없고, 의사일정이 합의된 것도 아니다”라며 “누구하고 이야기를 해서 검찰총장이 멋대로 들어오겠다는 것이냐”며 법사위를 15분 만에 산회해버려 불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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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 문재인 대통령,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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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도읍 국민의힘 간사가 윤호중 위원장의 산회 선포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2020. 11. 25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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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호중 위원장이 산회를 선포하고 있다.2020. 11. 25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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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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