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장마에… “지역 상권, 과연 다시 설 수 있을까요”

김병철, 임송학, 남상인 기자
업데이트 2020-08-12 18:22
입력 2020-08-12 17:30

악재 이어진 지방 골목상권 초토화

슈퍼마켓·문구점 등 소상인 줄줄이 폐업
전북, 5월까지 간이주점 11.5% 감소 충격
안양역 일번가, 서너 집 건너 한 집 임대
“고사 직전… 정부·지자체 전폭 지원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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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양 만안구 안양역 일번가에 나붙은 임대문의 광고. 서너 집 건너 한 점포꼴로 폐점할 정도로 소상공인의 경영난이 심각하다.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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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못 버티고 폐업했어요. 코로나19에 폭우로 가게를 찾는 사람이 없어요.”

코로나19에 집중호우가 이어지면서 지방의 골목상권이 붕괴하고 있다. 치킨집과 식당, 호프집의 폐업이 속출하고 영업 중인 곳도 몇 달 못 버틸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12일 오후 전북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전북도청 앞은 그야말로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상점 대부분은 손님이 없어 개점휴업 상태였으며 곳곳에서 ‘임대 문의’ 현수막이 나부꼈다. 최근 불고기집을 폐업한 A씨는 “한때 문전성시를 이룰 정도로 잘나갔으나 코로나19로 경영난을 이기지 못해 문을 닫았다”면서 “상권이 좋은 중심가임에도 수개월째 세입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슈퍼마켓과 문구점, 음식점, 호프집, 옷가게 등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줄줄이 폐업을 결정하는 등 생활 밀착 업종을 중심으로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이날 국세청 국세통계에 따르면 전북지역에서는 호프전문점이 지난 5월 현재 1275곳으로, 2019년 같은 기간 1354곳보다 8.5%인 79곳이 줄었다. 간이주점도 331곳에서 297곳으로 11.5% 38곳 감소했다. 또 슈퍼마켓은 1035곳에서 980곳으로 5.3% 55곳, 문구점은 432곳에서 413곳으로 4.4% 19곳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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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양 만안구 안양역 일번가에 나붙은 임대문의 광고. 서너 집 건너 한 점포꼴로 폐점할 정도로 소상공인의 경영난이 심각하다.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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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지역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날 취재진이 찾은 경기 안양시 만안구 ‘안양역 일번가 지하쇼핑몰’ 분위기는 조용하다 못해 을씨년스러웠다. 지나다니는 사람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으며 불이 꺼진 곳도 적지 않았다. 한 옷가게에서 일하는 50대 여성 점원은 “코로나19로 빈 점포가 속출하면서 서너 집 건너 한 점포꼴로 임대를 내놓고 있다”며 근심 어린 표정을 지었다. 최광석 안양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한 여행사는 직원을 3명에서 1명으로 줄이고 대표는 다른 일을 하며 겨우 버티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강원 지역도 지난 5월 기준으로 호프전문점이 1327곳으로 전년 동월(1451곳) 대비 124곳(8.5%) 감소했다. 특히 코로나19로 경제 활동 위축 및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지면서 사회적 교류를 수반하는 업종에서 타격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 지역은 비교적 골목상권이 회복세에 있으나 이번 물난리가 겹치면서 지방 골목상권은 사실상 고사 직전”이라면서 “정부와 지자체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원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안양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2020-08-13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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