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죽으면 책임진다니까” 응급차 막아선 택시기사…청원 47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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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급차 막아선 택시기사/MBC 보도 캡처

택시 기사 “저 환자 죽으면 책임진다니까”
“병원에 늦게 도착해 사망” 유족 주장
청원은 47만 동의 훌쩍 넘어
경찰, 강력팀까지 투입해 수사 중


접촉사고가 나자 응급환자가 탄 사설 응급차를 막고 환자 이송을 늦춘 택시 기사를 처벌해달라는 청와대 국민 청원에 이틀 만인 5일 47만2000여 명이 동의했다.

지난 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응급환자가 있는 구급차를 막아 세운 택시 기사를 처벌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자신이 응급환자의 아들이라고 밝혔다. 이 청원은 5일 오전 10시 40분 현재 47만2000여 넘는 국민이 동의했다.

청원인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달 8일 오후 3시 15분쯤 서울 강동구 한 도로에서 발생했다.

청원인은 “어머님의 호흡이 너무 옅고 통증이 심해 응급실로 가기 위해 사설 응급차를 불렀다. 응급차 운행 도중 차선 변경을 하다가 택시와 가벼운 접촉사고가 발생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응급차 기사분은 내려서 택시 기사에게 ‘응급환자가 있으니 병원에 모셔다드리고 사건을 해결해드리겠습니다’고 말했다. 그러자 택시 기사는 사건 처리를 먼저하고 가야 한다고 했다”라고 전했다.

청원인에 따르면 응급차 기사와 환자의 가족이 사건을 환자 이송 후 해결하자고 재차 설득했다. 그러나 택시 기사는 “사건 처리가 먼저인데 어딜 가”, “환자는 내가 119 불러서 병원으로 보내면 돼”, “저 환자 죽으면 내가 책임질게”, “여기 응급환자도 없는데 일부러 사이렌 켜고 빨리 가려고 하는 거 아니야?”라고 얘기했다.

청원인은 “말다툼이 10분간 이어졌고 다른 119구급차가 도착했다. 그 구급차에 어머니를 다시 모셨지만 무더운 날씨 탓에 어머님은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상태였다. 응급실에 도착 했지만 어머님은 눈을 뜨지 못하고 5시간 만에 세상을 떠났다”고 호소했다.

이어 “경찰 처벌을 기다리고 있지만 죄목은 업무방해죄밖에 없다고 하니 정말 가슴이 무너질 것 같다. 소중한 골든타임을 놓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1분 1초가 중요한 상황에서 응급차를 막아 세운 택시 기사를 처벌해 달라”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사건 현장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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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급차 막아선 택시기사/관련 국민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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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원인이 공개한 블랙박스 영상

한문철 변호사 “책임진다고 했으니 책임지게 해주자”

이 사건은 교통사고 전문 한문철 변호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한문철TV’를 통해서도 다뤄졌다.

블랙박스 영상을 본 한 변호사는 “택시 기사에게 5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해당하는 업무방해죄를 적용할 수 있다”며 “만약 응급구조사가 탑승했더라면 응급의료에 의한 법률을 위반한 것으로, 조금 더 무거운 5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그러나 응급구조사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 변호사는 “(택시 기사가) 내가 책임진다고 했으니 책임지게 해주자”며 “책임은 무엇인가? 무거운 처벌이다”라고 말하며 청원 참여를 독려했다.

또 택시 기사의 언행에 분노를 나타내며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를 언급했다. 이어 방송 중 네티즌 300명을 대상으로 의견을 묻는 실시간 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택시 기사가 업무방해죄에만 해당한다는 의견은 3%뿐이었다. 97%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급차 막은 택시’ 사건 수사 강화…강력팀 투입

4일 서울지방경찰청은 강동경찰서 교통과가 수사 중인 이 사건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외에 형사법 위반과도 관련 있는지 조사하기 위해 같은 경찰서 형사과 강력팀 1곳을 추가로 투입했다고 밝혔다.

앞서 강동서 교통과 소속인 교통사고조사팀과 교통범죄수사팀이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었다.

교통과와 형사과의 합동 조사 결과에 따라 택시 기사는 엄중한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폐암 4기 환자인 80세 어머님이 호흡에 어려움을 겪고, 통증을 호소해서 사설 구급차에 모시고 응급실로 가던 중이었다. 차선을 바꾸다가 택시와 가벼운 접촉사고가 났다”고 말했다.

그런데 택시 기사가 사건 처리를 요구하며 구급차 앞을 막아섰다며 약 10분간 실랑이 끝에 김씨는 어머니를 119 신고로 도착한 다른 구급차에 옮겨 태워 한 대학병원에 이송됐지만, 김씨의 어머니는 끝내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그날 오후 9시쯤 응급실에서 숨을 거뒀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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