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세상] “고맙고 감사합니다” 의식 잃고 쓰러진 여성 구한 시내버스 기사

문성호 기자
업데이트 2020-01-21 10:13
입력 2019-09-10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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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버스 운행 중 서울 노원구 중계동 한 횡단보도 앞 인도에 60대 여성 A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진 것을 목격한 한경평씨가 급히 버스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흥안운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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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서울 노원구 중계동 한 횡단보도 앞 인도에 60대 여성 A씨가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져 한경평씨가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다. [사진=흥안운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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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60대 여성을 발견하고 심폐소생술을 실시해 목숨을 구한 시내버스 운전기사의 사연이 알려졌다.

훈훈한 사연의 주인공은 흥안운수 소속 시내버스 운전기사 한경평(64)씨. 지난 6일 버스 운행 중 한씨는 서울 노원구 중계동 한 횡단보도 앞 인도에서 60대 여성 A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것을 목격했다.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한 그는 즉시 버스를 세운 뒤, “사람이 쓰러져서 살리고 와야겠다”며 승객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한씨는 버스에서 내려 바로 A씨에게 달려갔으나, A씨는 이미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

마음이 급해진 한씨는 선 채로 곧바로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했고, 그렇게 3분가량 이어졌다. 그가 온 힘을 다해 심폐소생술을 한 덕분에 마침내 A씨는 호흡과 의식이 돌아왔다. 이를 확인한 한씨는 승객들을 위해 다시 버스로 돌아와 서둘러 운행을 시작했다.


그가 현장을 떠난 후 곧 119구급대가 도착했고, 의식을 찾은 A씨는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한경평씨는 지난 9일 서울신문과 전화인터뷰에서 “제가 손님을 모셔다 드려야 하니까, 옆에 있던 여성에게 119구급대가 올 때까지 환자를 보살펴달라고 부탁을 했다”며 “혹시 의식을 잃으면, 내가 한 것처럼 심폐소생술을 해달라고 부탁하고 현장을 떠났다”고 설명했다.

생명을 구하기 위해 움직인 그의 신속한 대처에 승객들은 한마음으로 박수를 보냈다. 한씨는 “승객들이 사람을 살렸다고 ‘고맙다’고 하셨다. 한 아주머니는 내리실 때 운전석 옆으로 오셔서 ‘아저씨 사람 하나 살려서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며 눈물을 글썽이셨다”고 전했다.

근무 중인 버스회사에서 진행하는 안전교육을 통해 심폐소생술을 익혔다는 한씨. 그는 현장에서 몸이 즉각적으로 반응한 것에 대해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 때문”이라고 답했다. 한씨는 “내가 곁에 있었으면 살릴 수 있는 사람을 그냥 보냈구나… 하는 마음에 지금도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며 “아내 생각이 나서 제가 그렇게 한 거 같다…”고 답한 뒤 더는 말을 잇지 못했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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