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노동자 혈액암 사망위험 최대 3.7배 높았다

정부, 10년간 20만명 추적 조사서 확인…삼성·SK하이닉스 등 주장과 달라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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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국내 반도체 기업의 전현직 근로자 20만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이들의 혈액암 사망 위험이 전체 노동자보다 최대 3.7배 가까이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동안 삼성전자를 비롯해 관련업계가 “반도체 노동자들의 암 발병률이 일반인보다 높지 않다”고 주장해 온 내용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결과다.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22일 이런 내용의 ‘반도체 제조공정 근로자에 대한 건강실태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공단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 6곳의 전현직 노동자 약 20만명을 2009년부터 10년간 추적 조사했다. 앞서 공단은 2007년 3월 삼성전자 기흥공장에서 일하던 황유미(1984~2007)씨가 급성백혈병으로 사망해 이슈가 되자 이듬해 반도체 노동자 역학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이후 관찰 자료 보완을 위해 장기간에 걸쳐 추가 조사에 착수했다. 일반 국민보다 건강하다고 판단되는 전체 노동자 집단과도 비교해 위험 평가에 정확성을 기했다.

반도체 여성 노동자는 일반 국민뿐 아니라 전체 노동자에 비해 백혈병과 비(非)호지킨림프종(악성림프종) 등 혈액암 발생·사망 위험이 현저히 높았다. 백혈병 발생 위험은 일반 국민 대비 1.19배에 그쳐 통계적 유의성이 적었지만 전체 노동자와 비교하면 1.55배로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사망 위험은 일반 국민의 1.71배, 전체 노동자의 2.3배였다. 비호지킨림프종 발생 위험은 일반 국민 대비 1.71배, 전체 노동자 대비 1.92배였고 사망 위험은 각각 2.52배, 3.68배로 치솟았다.

특히 반도체 생산라인(클린룸)에서 일하는 엔지니어와 오퍼레이터의 위험비가 높았다. 일반적으로 암 발병이 흔치 않은 20대 초반 노동자들도 혈액암이 나타나곤 했다. 공단 측은 “여러 사항을 종합할 때 반도체 사업장의 작업환경이 발병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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