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RC, 미얀마 라카인 실향민들에 대한 우려 표명

손진호 기자
업데이트 2019-04-29 14:04
입력 2019-04-29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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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ICRC
사진제공=ICRC 포낭 타운쉽의 아 흐텟 마얏 흘레이(Ah Htet Myat Hlay) 마을은 500명의 이주민들을 위해서 임시 대피소를 제공했다. 피난민들은 천막과 대나무로 지은 임시 거처에서 비좁게 생활하고 있으며, 공간이 충분하지 않은 관계로 건초더미나 캠프의 흙길 위에서도 참을 청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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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외교부가 미얀마-방글라데시 접경 라카인 주 북부 지역에 ‘여행 금지’를 의미하는 ‘특별여행경보’를 발령했다. “미얀마 일부 지역에서 지속되고 있는 무력 분쟁 상황을 감안한 조치”라고 외교부 당국자는 설명했다.

실제 라카인 지역에서 인도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는 국제 인도주의 기구인 ICRC는 동 지역의 피난민들이 처한 열악한 상황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함과 동시에 실향민들에 대한 긴급 지원을 실시하고 있음을 밝혔다.

지난 2018년 12월, 라카인과 친 지역에서 미얀마 군대와 아라칸 군간의 무력분쟁 격화로 인하여, 2만 9000명의 사람들이 집을 잃었고 이에 임시 거처를 찾아 대나무 뗏목을 타고 표류하거나 산악지역을 맨발로 이동해야 하는 등 분쟁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민간인들의 삶이 무너지고 위험에 처했다. 이번 사태가 발생되기 전에도 라카인 북부지역은 2017년 8월에 발발했던 무력분쟁으로 인해서 이미 심각한 인도적 위기를 맞았던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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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ICRC
사진제공=ICRC 현재 캠프에서 거주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무런 소지품이나 생필품을 지니지 못한 채 이곳에 도착했다. 그들이 가장 먼저 받은 지원은 주변 마을로부터의 도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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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실향민들은 부티다웅, 포낭, 먀우, 마웅토, 민뺘, 야테당우 타운십의 수도원이나 캠프 등의 임시 거처에서 생활하거나 친척들과 함께 지내고 있다.

안전한 곳을 찾아 떠나는 피난민들의 여정은 특히 열악한 환경에 취약한 아이들과 노약자들에게 더욱 힘든 일이다. 긴 여정을 통해 지금의 임시 거처에 도착한 56살 세인 마퓨는 “저는 잘 듣지 못합니다. 아들과 딸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당도하지 못했을 겁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지역주민들이 저희에게 지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었으며, 요리기구와 물도 나누어 주었다“고 설명했다.

부인과 두 명의 손녀와 함께 정착한 70살 마웅 저는 “지역주민들이 저희에게 지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었으며, 요리기구와 물도 나누어 주었다”며 “우리는 도움을 받으려 이곳에 왔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진짜 삶은 고향에 있다. 우리는 이곳에 사는 것이 영구적인 해결책이라고 생각하기 힘들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분쟁 사태로 인해 피난 오기 전까지는 단 한 번도 마을 밖으로 이동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들은 이곳에 정착하기 위해 노력함과 동시에 언제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또한 돌아가서 평화롭고 독립적으로 살 수 있을지에 대해서 걱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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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세인 누(Ma Sein Nu)는 모든 것을 고향에 버려두고 떠나왔던 실향민 중 한 명으로, 다섯 아이를 데리고 피난와야 했다고 말했다. “짐을 싸서 도망칠 시간은 없었습니다. 살기 위해서 도망쳤죠. 아침 일찍 작은 보트를 타고 출발해 여기까지 도착하는 데 하루 종일이 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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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RC는 2018년 12월부터 미얀마 적십자사와 함께, 라카인 주(州)의 총 30곳이 넘는 지역을 방문하여 2만 4000명 이상의 피난민들에게 생활에 가장 긴급한 생활 필수용품을 제공하고, 이들이 기초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왔다. ICRC는 분쟁이 격화됨에 따라, 이번 사태가 초래할 결과에 대해서도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ICRC는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민간들에게 미치는 분쟁의 영향을 주시할 것이며, 이들이 처해있는 상황에서 위험을 감소하는 방법도 모색할 것이다. 또한 라카인 분쟁 사태로 인해 헤어진 가족들이 다시 만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활동(Restoring Family Links)도 계속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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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ICRC
사진제공=ICRC ICRC 는 미얀마 적십자사와 함께 캠프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음식, 매트, 담요와 같은 생활 필수 용품들을 제공하였고, 안전하게 깨끗한 물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기술적 지원과 함께 화장실 건축에 필요한 자재들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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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ICRC는 1863년에 설립된 이래, 독립적이고 중립적으로 전 세계 80여 개국 나라의 국제적·비 국제적 무력충돌, 내란 혹은 긴장 상황에서 제네바협약을 근간으로 하여 분쟁의 피해자를 보호하고 지원하는 국제 인도주의 기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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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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