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국내 첫 영리병원 개설 허가 취소

“녹지병원 정당한 사유없이 개원 안해”

원희룡 지사 “헬스케어 정상화 4자 협의”
시민단체 “환영” 주민들 “단체행동” 반발
녹지측 취소 소송키로… 논란 계속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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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 개설이 17일 취소됐다. 하지만 녹지 측이 제기한 내국인 제한 허가 취소 소송 등 영리병원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이날 제주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녹지국제병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외국의료기관 개설허가 취소 전 청문’의 청문조서와 청문주재자 의견서를 검토한 결과 조건부 개설허가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녹지 측이 조건부 개설허가 후 정당한 사유 없이 의료법에서 정한 3개월의 기한을 넘기고도 개원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개원을 위한 실질적 노력도 없었다”며 의료법 64조에 따라 개설허가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녹지 측은 이날 도의 병원 개설 허가 취소 결정이 부당하다며 이를 취소해달라는 또 다른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는 앞서 녹지 측과 내국인 진료를 제한한 조건부 허가의 위법성을 놓고 진행 중인 행정소송이 법원에서 각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도가 병원 개설 허가 자체를 취소해 소송에 실익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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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녹지국제병원
연합뉴스

이번 허가 취소로 녹지국제병원이 있는 헬스케어타운 공사 재개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헬스케어타운은 중국 녹지그룹이 서귀포시 토평동과 동홍동 일원 153만9013㎡(약 47만평) 부지에 1조 5674억원을 투자해 녹지병원을 비롯해 휴양콘도와 리조트, 호텔 등을 짓는 사업이다. 2012년 10월 착공해 지난해 완공할 예정이었으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공사가 중단됐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번 조치를 환영했지만 서귀포시 동홍·토평동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제주영리병원 철회와 원희룡 퇴진 제주도민운동은 성명에서 “제주도는 유사 의료사업 경험이 없고 국내 자본 우회 투자 의혹 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애초 허가를 내주지 않아야 했다”면서 “개원 기한인 3월 4일까지 정당한 사유 없이 개원하지 않은 점에서도 이번 허가 취소는 당연한 귀결”이라고 했다.

반면 헬스케어타운 부지를 제공한 동홍·토평동 주민들은 불만을 표시했다. 김도연 동홍동 마을회장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토지 수용을 받아들였다”면서 “조만간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단체행동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강영식 헬스케어타운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제주도의 대외 투자 신뢰도가 무너졌다”며 “수십년간 정체된 서귀포시 산업 구조가 녹지병원이 들어서면서 변화하고 발전하리라 기대했는데 무척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헬스케어타운 정상화를 위해 사업자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투자자 녹지그룹, 사업 승인권자 보건복지부, 제주도 간 4자 협의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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