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경찰 ‘치한 퇴치’ 어플 인기 대박…대체 어떻길래

김태균 기자
업데이트 2019-02-20 16:45
입력 2019-02-20 16:06
치안이 좋기로 유명한 일본이지만, 전철 등 복잡한 공간에서 발생하는 치한 문제는 여느 나라와 다를 바 없다. 출퇴근 만원 전철 안에서는 차내 손잡이를 잡든지 하는 방법으로 두 손을 위로 올려 치한으로 의심받을 소지를 없애라는 충고까지 나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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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 폴리스’의 ‘치한격퇴’ 메뉴를 선택하면 화면(‘치한입니다. 도와주세요’)과 음성을 통해 주위에 도움을 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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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시청(도쿄도 경찰)이 개발해 배포하고 있는 방범 스마트폰 어플이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어플은 ‘치한입니다. 도와주세요’라고 적힌 스마트폰 화면을 터치하면 배경이 붉게 변하면서 기기의 최대 음량으로 “그만 하세요!”라는 여성 목소리가 반복적으로 울려퍼진다. 이와 동시에 미리 등록해 둔 메일 주소로 위험 상황에 대한 통지가 위치 정보와 함께 전달된다. 음성 기능이 있는 것은 치한에 추행 등을 당하게 되면 온몸이 얼어붙어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피해자가 많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경시청의 방범용 스마트폰 어플 ‘디지 폴리스’(Digi Police)는 전체 다운로드 건수 16만건을 돌파하며 행정기관에서 제작한 어플로서는 공전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디지 폴리스가 처음 나온 것은 3년 전인 2016년. 그러나 최근 들어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올 1월 한 달에만 1만 3000건의 다운로드를 기록, 월 평균의 6배에 달했다.

이런 현상은 인기 걸그룹 ‘NGT48’ 멤버인 야마구치 마호가 지난해 12월 8일 밤 자신의 아파트에서 남성 2명에게 폭행을 당한 것이 계기가 됐다. 걸그룹의 소속사는 모든 멤버에 방범벨을 지급하는 등 대책을 발표했지만 팬들로부터 ‘부족하다’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때 주목받은 것이 디지 폴리스에 포함된 ‘치한 격퇴’ 메뉴. 지난달 NGT48의 팬들을 중심으로 ‘모두에게 권하고 싶은 경시청 공인 어플’이라는 트윗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인지도가 급격히 올라갔다.

일본 경시청은 여세를 몰아 보급을 한층 더 늘리기 위해 다음달 기능과 디자인을 대폭 개선한 업데이트판을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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